[금융상품 아는 것이 돈이다]④리츠

  • 입력 2006년 10월 2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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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80년대 배경의 TV 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나이 든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돈이 생기면 무조건 땅에 묻으라”고 신신당부한다. 경제가 많이 안정된 요즘도 부동산에 대한 믿음은 크다. 버블(거품) 우려가 계속 나오지만 안정성에서 여전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부동산에 선뜻 손대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은 것은 반드시 목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이처럼 부동산에 관심은 있지만 목돈 투자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금융상품이 부동산투자신탁인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ing Trusts)’다.

최근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다양한 리츠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소 매매단위 10주

리츠는 소액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서 부동산 개발이나 임대 사업 등에 투자한다.

발생한 수익의 90%를 배당의 형태로 투자자에게 나눠 준다.

주로 오피스빌딩, 쇼핑센터, 호텔, 물류창고 등이 투자 대상이다.

주권(株券)은 한 기업에 일정 금액을 투자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서다.

부동산에 돈을 투자했다는 증서인 리츠도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자유롭게 거래된다.

증권사 창구에 가서 매매 신청만 하면 된다.

다만 증권 자체의 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보다 투자 사업에 대한 배당 증가를 기대한다는 점에서 주식과 약간 차이가 있다.

리츠의 가격은 대부분 5000∼6000원 정도. 최소 매매 단위가 10주이므로 10만 원 미만의 금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는 데다 주식이나 채권과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분산 투자 수단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

1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은 리츠 설립을 위한 최저 자본금을 기존 2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크게 낮췄다.

또 자본금을 전부 은행에서 빌릴 수 있게 돼 리츠 상품 시장은 갈수록 활성화될 전망이다.

○3년후 시장전망등 잘 살펴야

부동산의 안정성과 주식시장의 편리함을 모두 갖춘 리츠 투자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용사의 부동산 투자 능력이다.

리츠 투자는 부동산 투자를 직접 할 때 들어가는 발품 수고를 피하는 대신 수수료를 내고 전문가에게 투자 대상을 대신 찾아 달라고 의뢰하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과 투자 대상 부동산의 사업성도 잘 살펴야 한다.

대부분 3년 이상인 만기가 지났을 때 투자 대상의 매각이 어려워지거나 경기가 침체돼 가격이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난다.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부동산 간접투자를 하고 싶지만, 리츠를 직접 사기도 부담스러운 개인투자자에게는 리츠 펀드가 어울린다.

최근 각 증권사와 은행은 전 세계 리츠와 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많이 내놓고 있다.

12월과 3월에 연 6∼8%의 배당을 실시하는 리츠와 부동산투자회사가 많아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해외 부동산에 관심이 있지만 자금이 부족하거나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도 살펴볼 만하다.

대한투자증권 부동산금융부 노현균 과장은 “리츠 펀드는 안정적인 장기 투자 수단을 찾는 사람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최근 일본 리츠 펀드의 수익률이 두드러지지만 되도록 여러 지역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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