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이세돌마저!

  • 입력 2006년 10월 10일 04시 19분


이세돌 9단을 보면 왠지 이천수 선수가 떠오른다.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다. 뛰어난 실력도 그렇고 거침없는 언행도 그렇다. 엔터테이너의 자질도 엿보인다. 이들은 튀는 개성 때문에 정을 맞기도 하지만 무미건조한 승부의 세계에 재미를 불어 넣는 활력소다. 견고하던 이창호의 성벽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때와 이세돌의 등장은 맞물려 있다. 전기 국수였던 최철한 9단에 이어 ‘뉴스 제조기’ 이세돌마저 일찌감치 물러나버린 국수전 무대가 더욱 적막하다.

이 바둑은 세력 대 실리의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기에 더없이 짜릿했다. 시커먼 우주 한복판으로 백 24 ‘우주선’ 한 점을 쏘아 올리면서 불붙은 ‘스타워즈’. 하지만 개전 초기 참고도처럼 백 1로 앞을 서둘러 헤쳐 나가지 않고 미적거리다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백 A(실전 백 30)로 들여다본 데까지는 그렇다 치자. 흑 B(실전 흑 31)에서라도 백 1로 자리를 잡아야 했다.

흑 33으로 진로가 막히고 백이 패(88)에 의탁하면서 100까지 일대 바꿔치기가 이루어졌지만 그 순간 승부도 결정되었다. 255수 끝, 흑 15집반 승. 86·93…42, 89…51, 99…40의 곳.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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