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원탁]‘유해성 식품’ 발표는 더 신중하게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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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이다. 백화점이나 할인점, 재래시장에는 잘 꾸며진 온갖 선물세트가 소비자를 유혹한다. 소비자에게는 수십, 수백 가지 선물세트 중 하나지만 그 선물세트 한 가지를 만들기 위해 해당업체 직원들은 수개월 전부터 고민하고 연구하고 땀을 흘렸다.

추석 대목의 판매량은 해당업체 1년치 매출목표 달성 여부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므로 각 업체에서는 사활을 걸고 추석대목을 준비한다.

그런데 지난 주말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모 국회의원의 발표가 있었다. ‘참살이식품인 올리브유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이다. 발표가 있자마자 일부 소비자는 구입해 간 제품의 반품을 요구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번 소동은 문제가 된 발암물질 ‘벤조피렌’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하고 있다.

벤조피렌은 자동차 배기가스나 담배연기,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며 훈제제품이나 삼겹살을 구울 때도 나온다. 이처럼 인류는 그 물질을 완전히 없앨 수가 없어 세계 각국이 관리기준을 정해 놓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가장 엄격한 유럽연합(EU) 기준인 2ppb(10억분의 2)를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체 조사대상 올리브유 31개 품목 중 1개만이 기준치를 넘었고 그나마 문제의 제품도 95% 이상이 6월에 이미 회수됐다.

그런데도 모 국회의원의 발표문은 마치 현재 유통되는 올리브유 대부분에서 발암물질이 함유된 것처럼 돼 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기준을 지킨 업체조차 소비자들의 외면에 당혹해하고 있다.

해당 의원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염려해서 순수한 의도에서 발표했을 것으로 믿고 싶다. 하지만 의도가 순수해도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면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면 뉴욕에는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떤 말이나 사건이 뜻하지 않은 파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빗댄 것이다.

국민 건강과 관련이 있는 식품안전에 관한 자료를 발표하기 전에 생각해 봐야 할 말이다.

홍원탁 식품공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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