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性교육 자연스럽게”…소년 성교육만화 펴낸 최황-홍승우

  • 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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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을 위한 이 성교육서는 의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서울대 소아비뇨기과 최황 교수가 만화가 홍승우 씨의 ‘보이툰’에 청진기를 대고 ‘진료’하는 제스처를 했다. 김재명 기자
“소년들을 위한 이 성교육서는 의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서울대 소아비뇨기과 최황 교수가 만화가 홍승우 씨의 ‘보이툰’에 청진기를 대고 ‘진료’하는 제스처를 했다. 김재명 기자
“어머니들은 아들이 성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궁금하시죠?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여자아이들의 월경만큼 남자아이들에게 몽정은 ‘큰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남자아이들이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만도 아닙니다.”

가족만화 ‘비빔툰’ 작가 홍승우(38) 씨와 서울대병원 소아비뇨기과 최황(61) 교수가 남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만화책 ‘보이툰’(동아일보사)을 펴냈다. 만화가 황미나 씨와 산부인과 의사 안명옥 씨가 3년 전 펴낸 ‘루나레나의 비밀편지’의 ‘소년 편’이다.

사람이 된 피노키오가 첫 몽정을 경험하면서 갖게 되는 성에 대한 고민과 호기심을 ‘영원한 소년’ 피터팬의 도움을 받아 풀어가는 이야기다. 몽정을 앞두고 있거나 막 몽정을 경험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남자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그것에 대한 기억이 또렷이 남아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고민한 것도 많습니다.”

홍 씨도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도 사정이 크게 나아진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을 위해 인터넷에서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뒤졌다.

홍 씨가 “자극적인 것만 많았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고 하자 최 교수는 “그래서 이 책은 정확한 지식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만화로 된 성교육서라도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여러 차례 병원과 출판사를 오가며 교정에 교정을 거듭했다.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정도’를 넘지 않는 표현을 위해 고심했다.

“최근 음란물은 넘쳐나도 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주는 책은 없습니다. 성에 대해 건전한 가치가 자리 잡아야 결혼 생활도 잘할 수 있지요.”(홍 씨)

“부모 대신 해주는 성이야기 책입니다. 만화책을 몇 번씩 보면서 바른 지식을 갖길 바랍니다.”(최 교수)

최 교수가 “세 살 손자에게 보여주기는 좀 이르지 않을까”하고 농담을 건네자 홍 씨는 “당장 내년에 3학년이 되는 아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답했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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