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흑, 고전의 조짐

  • 입력 2006년 5월 2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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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득진 3단은 지난해 왕위전 도전자로 활약했다. 무명이던 그가 예선과 본선을 합쳐 8연승을 거두며 도전자가 되자 바둑계는 깜짝 놀랐다.

더구나 도전 1국에서 이창호 왕위의 대마를 잡으며 쾌승하자 팬들은 옥 3단의 타이틀 획득을 기대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을까. 이후 내리 3패를 당하며 물러섰다.

도전 경험은 프로기사의 바둑 인생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기사는 200여 명이지만 도전자가 됐던 기사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옥 3단이 당시 도전자 결정전에서 맞붙어 이겼던 기사가 바로 이 대국의 상대인 원성진 6단이다.

원 6단은 세계대회 4강에 두 번 올랐고 천원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강호. 당시 원 6단은 도전권을 놓치고 무척 아쉬워했다.

빚지고는 살아도 바둑 지고는 못 사는 게 프로기사의 생리. 원 6단이 이 대국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은 분명하다.

흑 9는 백 10을 둘 때 갈라침을 예상하고 높게 둔 것. 흑 11, 13으로 두어 백에게 더욱 압박을 가하겠다는 뜻.

흑 11로 참고 1도 흑 1로 걸치는 것은 백 2로 협공에 이어 백 12가 워낙 좋아 흑이 불만스럽다.

흑 21은 두텁다. 원 6단의 기풍을 알 수 있는 한 수.

그러나 흑 29가 백의 강수를 깜빡한 실수. 참고 2도 흑 1을 선수하고 둘 자리였다.

이 자리를 놓치는 바람에 흑은 초반부터 고전에 빠진다. 백의 강수는 어떤 자리였을까.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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