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원걸]北광물 공동개발은 남북의 ‘윈윈’

  • 입력 2006년 4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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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개발을 둘러싼 북한의 주변 환경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최근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북한 진출은 우리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북한이 정권 안보와 경제개발을 위해 중국에 대한 의존율을 높이면서 중국의 대(對)북한 자원 개발 투자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5년 북한 전체 무역액 약 40억 달러의 42.5%를 차지하는 제1 교역국이다. 북한에 투자한 중국 기업은 120여 개 업체, 투자액은 1억7350만 달러로 추산된다. 이 중 많은 부분이 무산 철광, 혜산 동광 등 북한 광물자원 개발에 투자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북한과 인접한 동북 3성의 항만 도로 철도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북한 인프라 및 지하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형편이다. 대한광업진흥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두 개 사업이 유일하다. 아직 민간기업 차원의 개발사업은 없는 상태다.

광물자원에 대한 대북 투자협력은 2000년까지 전무하다가 2001년 6월 광진공이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하면서 물꼬를 텄다. 그 후 북한 정촌 흑연광산을 남북이 공동으로 합작해 개발한 지 3년 만에 27일 북한 현장에서 준공식을 열었다.

황해남도 연안군 정촌리 정촌 흑연광산은 분단 이후 남북 최초의 광업합작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욱이 이를 계기로 마그네사이트 철 아연 등 북한의 풍부한 자원을 남북이 공동 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광진공은 또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의 민족경제개발총공사와 함께 북한 덕현 철광산도 개발해 올해 안에 철광을 국내에 반입할 예정이다.

마그네사이트 철 아연 금 등은 북한에 풍부하지만 남한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같은 광물을 남북이 공동 개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북한 광물의 공동 개발은 경제적 관점에서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최근 가격 급등 및 공급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 저렴한 인건비와 짧은 운송거리로 가격도 내려갈 수 있다. 아울러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건설과 광산 중장비 등의 설비투자 유발로 관련 산업의 동반 진출 효과도 있다. 남측은 자본과 기술력이 뛰어나고 북측은 노동력과 자원이 풍부하다. 상호 이익을 위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물론 북한 자원개발은 정치적 상황 변화 등 돌출 변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자원 개발이 주요 남북 경협사업으로 떠오르는 것은 자원 협력에 따른 상호 이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 광물의 공동 개발은 이처럼 당장 경제적 이익이 될 뿐 아니라 남북 간 경제협력 기반을 조성하고 통일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추진할 만한 사업이다. 북한 광물자원은 미래 통일 한국의 자산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내 광물자원의 안정적인 공급 확보를 위해, 그리고 통일 후 광물자원의 자주권 확보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남북 자원 협력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원걸 산업자원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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