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해외여행 갈 때 환전은 소액만…결제는 카드로

  • 입력 2006년 4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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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자 송금은 미루고 보유한 외화는 일찍 파는 등 ‘환테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충고가 늘고 있다.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 딜러가 추락하는 환율 시세표를 바라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자 송금은 미루고 보유한 외화는 일찍 파는 등 ‘환테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충고가 늘고 있다.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 딜러가 추락하는 환율 시세표를 바라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당분간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달러화가 세계적으로 장기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기조와 외환보유액이 많은 점, 중국 위안화 추가 절상 가능성 때문이다.

이렇게 환율이 떨어질 때 조금이라도 손해를 덜 보는 방법은 없을까.

○ 송금은 미루고, 갖고 있는 달러는 팔고

환율이 떨어질 때 기본 원칙은 외국에 송금하거나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고, 갖고 있는 달러는 곧바로 쓸 일이 없다면 내다파는 것이다.

해외 유학생 자녀에게 달러를 보낼 때는 시기를 가능한 한 늦추는 게 같은 원화로 살 수 있는 달러화가 많아 유리하다.

반대로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후 남은 달러가 있으면 빨리 원화로 바꿔야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을 할 때는 최소한의 경비만 미리 환전해 가고 현지에서는 신용카드를 쓰는 게 유리하다. 카드를 사용할 때의 환율이 아니라 결제할 때의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은 최장 1주일,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도 보통 대금 청구기간이 3, 4일 걸린다. 이 기간에 환율이 더 떨어지면 결제할 때 원화를 덜 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학연수나 해외 이주 등으로 달러 목돈이 필요하다면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듯 조금씩 달러를 사두는 것도 방법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질 때마다 몇 차례에 걸쳐 매수하는 것이다. 이렇게 미리 환전한 달러는 외화예금에 넣어서 한 푼이라도 이자를 챙긴다.

○ 해외펀드와 외화예금은?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도 환율을 잘 고려해야 한다. 펀드 자체의 수익률이 높아도 환율이 떨어지면 환차손을 입을 수 있다.

펀드에 가입한 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나중에 실제로 손에 쥐는 원화가 줄어들게 된다. 해외펀드는 대부분 원화로 가입하면 달러로 바꿔 해당 국가에 투자하다가 고객이 찾는 시점에 다시 원화로 바꿔 인출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율이 떨어질 때는 환차손과 수익률을 비교해 중도 환매를 고려할 수도 있다.

외화예금 가입자도 환차손을 볼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었을 때 1000달러를 예금했는데 환율이 960원으로 떨어지면 4만 원의 환차손을 본다. 이 때문에 환율이 떨어질 때는 투자 목적으로 외화예금에 새로 가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것은 금물

환율은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주식이나 금리보다 훨씬 예측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리는 단기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환율이 내려가는 추세라고 해도 언제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좋다는 것이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환율 떨어져도 안심할 수 있는 상품▼

정기적으로 해외에 송금하거나 소규모 수출입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환율 변동 위험을 줄여 주는 시중은행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외환은행의 ‘환율안심 외화 정기예금’이 대표적. 외환은행은 1999년 팔기 시작한 이 예금을 최근 새로 단장했다.

과거에는 달러당 원화 환율이 50원 이상 떨어질 때 달러당 15원의 보상금을 주는 1개월짜리 한 가지 상품이었지만 예치기간 2개월인 상품이 신설됐다. 또 보상조건도 환율이 30원 이상 하락할 때(달러당 10원), 40원 이상 하락할 때(달러당 20원)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대신 금리가 연 0.5%(1개월 예치), 1.5%(2개월 예치) 등으로 낮고 중도해지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외환은행에는 이외에도 ‘HiFi 플러스 외화예금’, ‘프리미엄 외화 정기예금’, ‘JUMP 2000 외화예금’, ‘멀티통화 외화예금’ 등 환율 변동기에 주목할 만한 상품들이 있다.

신한은행의 ‘외화 체인지업 예금’은 고객이 자유롭게 통화를 선택해 입출금할 수 있고 외화 간 전환도 가능한 상품이다. 원화를 외화로, 외화를 원화로 전환할 때 최고 40%, 외국통화를 다른 외국통화로 전환할 때는 최고 50% 환율 우대혜택이 있다.

2004년 9월 선보인 이 상품은 가입금액이 2005년 9월 말 1614억 원, 2005년 말 1971억 원, 올해 4월 3014억 원으로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기업은행의 ‘카멜레온 외화 정기예금’도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의 전환이 가능한 상품이다. 통화를 바꿀 때는 최고 90%까지 우대환율이 적용된다. 예치기간은 3개월과 6개월 두 종류.

국민은행 등도 조만간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외화 정기예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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