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실리콘밸리’ 방갈로르엔 매주 3개의 외국기업이 몰려온다. 인포시스와 TCS, 위프로 등 인도의 3대 IT기업이 만드는 일자리가 매달 1000명씩이다. 하는 일도 다국적기업 전화 응대에서 금융 의료 연구개발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 방갈로르의 핵심 병기인 70만 명의 고급 인력은 몸만 여기 있을 뿐 미국 곳곳의 기업 등 세계 중심지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도는 영어와 기술이 ‘되는’ 세계 최대의 인력 풀을 지녔다.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은 경험이 영어구사 능력으로 전화위복한 셈이다. 매년 쏟아지는 250만 명의 대학 졸업자 중 28%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인디아공대(IIT)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에선 매년 25만 명의 엔지니어가 나온다. 능력에 비해 임금은 너무나 싸다. 미국의 변호사가 시간당 300달러 받는 일을 이곳에선 100달러에 한다.
▷인도의 고급 인력 육성은 ‘면허 통치(licence raj)’라고 할 만큼 간섭이 심한 인도 정부의 간섭을 면(免)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부는 교육과정은 물론이고 입시에도 관여하지 못한다. 하버드대 입학보다 힘들다는 IIT 교육의 수월성(秀越性)도 여기서 비롯된다. 그러나 해고가 거의 불가능한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도한 규제 등 기업에 대한 간섭은 여전하다. 정부의 과감한 세제(稅制) 지원 덕에 IT허브가 됐지만 또 정부 때문에 더 클 수 있는 기업이 못 크고 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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