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감춘]농산물 개방위기를 수출확대 기회로

  • 입력 2006년 1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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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타결의 분수령이 될 제6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2005년 12월 13∼18일·홍콩)가 예정했던 세부원칙에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지난해 12월 막을 내렸다. 이제 남은 DDA 협상은 지난 홍콩 각료회의에서 향후 일정이 합의된 것처럼 올해 4월까지 세부원칙을 마련하고 7월 말까지 각국이 이행 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합의된 일정대로 진행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그야말로 올해 우리 농업은 개방의 한가운데에 설 수밖에 없게 된 형국이다.

지금까지의 협상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협상의 관건인 농업협상에서 관세 상한을 75∼100%로 설정해 대폭적인 관세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으로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누리지 못할 경우 협상 결과가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농산물시장 개방은 위기이면서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므로 이를 우리 농업의 경쟁력 강화 계기로 만드는 ‘혜안’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선 대책, 후 개방 원칙 아래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그 실행력이 배가될 수 있도록 119조 원에 이르는 투자 및 융자 계획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 이후 농산물시장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2004년 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농산물 수출이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05년엔 11월 말 현재 이미 20억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방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농업인에게 심어 주었고 수출 농업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DDA 협상으로 시장이 개방되면 수출 상대국 시장 또한 개방되는 것이다. 우리 농산물을 수출할 기회가 그만큼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포스트 DDA에 대비해 우리 농업의 대외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먼저 품질이 높고 안전한 수출 농산물의 생산 공급 기반이 조성돼야 하며 수출 농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생산 현장에 대한 수출 컨설팅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수출 유망 품목을 개발하는 한편 이들 상품에 대한 수출 단계별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도 운영해야 한다. 아울러 국제박람회 참가 등 전시 판촉 활동을 통해 수출 수요를 개발하고 해외 시장 정보 수집과 전파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 활동으로 우리 농산물의 공동 대표 브랜드 정착과 해외 홍보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제 시장 개방에 따른 여건 변화를 농산물 수출 확대의 계기로 삼아 우리 농업이 지속성장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게 농민 소비자 정부 등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박감춘 농수산물유통공사·정보서비스센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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