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편지]이승호/엉터리 백신접종 방지대책을

  • 입력 2005년 10월 2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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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자 동아일보 A10면에서 며칠 전 유효기간이 지난 무효 백신을 대량으로 단체 접종해 온 일당이 검거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런 일을 저지른 자들이 검거된 건 참으로 다행이지만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의료행위는 의료기관에서 적절하게 이루어져야만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독감 접종의 경우 해마다 유치원 노인정 아파트 마당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이 단체접종을 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약의 효능이나 적절한 접종 여부, 심지어는 부작용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

더욱 큰 문제는 보건소나 여러 병원에서 대량으로 접종을 하는 경우에도 엉터리 접종이 난무한다는 것이다. 독감백신은 반드시 근육주사를 맞아야만 제대로 효능을 발휘할 수 있어 영유아의 경우 허벅지, 어린이나 성인의 경우 어깨 부위에 접종해야 한다. 그러나 TV나 신문 보도에서도 소매를 걷어 올리고 팔뚝에 비스듬하게 피하주사를 놓는 장면이 반복되어 나오고 있다. 개방된 장소에서 단체로 접종을 하면서 어깨 부위를 내놓기 힘들기 때문이거나 접종자의 무지 때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절대 이렇게 접종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지만 독감은 근육이나 피하 둘 다 가능한 접종이 아니고 반드시 근육에 접종해야만 하는 백신이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에서는 독감 경보만 내릴 일이 아니고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접종이 이루어지게 지휘감독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난민 구호하듯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미개국이 아니다.

이승호 대구 튼튼소아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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