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아파트는 진화중…色치료 인테리어-타워형 설계확산

  • 입력 2005년 2월 23일 16시 08분


코멘트
《아파트 시장에 ‘참살이(웰빙)’와 ‘자연 친화적 주거환경 설계’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일부 업체에 시범적으로 도입됐던 이 같은 추세들이 올해는 현대 대림 등 대부분의 대형 건설업체들의 상품 설계에 반영되고 있다. 육체의 건강에 초점을 맞췄던 단지시설은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아름다움만 좇던 실내 인테리어에는 치료 개념이 도입됐다. 주민공동시설이 호텔 수준으로 고급화됐고, 네모반듯하게 땅바닥에 납작 붙어 있던 아파트가 마천루(摩天樓)로 바뀌고 있다. 이제 아파트의 진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심신(心身)을 책임진다=올해 선보일 아파트에는 입주자의 신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건강까지 책임진다는 개념이 도입됐다. 참살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쌍용건설은 올해 분양하는 모든 아파트에 필라테스(동양의 요가와 서양의 스트레칭이 결합된 운동), 요가장을 만들기로 했다. 텃밭을 가꾸며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동채마원’도 도입할 예정.

대림건설은 벽지접착제 마룻바닥재를 친환경 소재로 시공해 줄 예정이다. 대림건설 설계부 김광석 부장은 “인공지능 환기·청정 시스템과 친환경 자재 등을 도입한 건강아파트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美)에다 치료까지=실내 인테리어에 환경심리를 이용한 치료 개념이 도입됐다. 아파트 정원 조경과 실내 벽지, 조명 등에 향기나 색깔 치료를 접목시킨 것.

현대건설은 안방, 공부방, 주방, 욕실마다 다른 색상의 벽지와 조명을 사용키로 했다. 시각을 자극해 공간별 특성과 기능을 극대화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안방에는 부부금실에 좋다는 분홍 벽지, 주방에는 식욕증진 효과가 있다는 주황 벽지, 욕실에는 변비해소에 효과적인 노랑 타일을 각각 설치키로 했다. 또 조명도 거실에는 감성적 사고에 적합한 온백색, 공부방에는 논리적 사고를 돕는 푸른색, 침실에는 휴식에 좋은 붉은색을 각각 배치하기로 했다.

SK건설도 집중력 강화를 돕는 녹색 벽지, 창의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보라색·금색 벽지, 긴장 완화에 효과적인 청색·갈색 벽지 등을 준비해 입주자가 선택하는 대로 시공해줄 방침이다.

쌍용건설은 아파트 정원 조경에 아로마세러피를 도입해 피로를 풀어주는 ‘향기 치료 정원’을 만들기로 했다. 이 회사 기술개발부 홍종우 부장은 “레몬밤, 라벤더, 로즈메리 등 허브 식물을 골라 심어 사람들의 눈과 코를 즐겁게 하고 건강까지 배려하는 정원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호텔 수준의 주민공동생활 시설=나만의 주거 공간 못지않게 이웃과 함께하는 주거공간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또 이를 반영해 그동안 구색 갖추는 수준에서 설치됐던 공동생활시설이 호텔급 수준으로 고급화하고 있다.

LG건설은 지난해 11월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분양한 ‘LG 하이츠자이’에 비즈니스 룸, e-독서실, 게스트룸, 주민연회장 등이 갖춰진 ‘자이언센터’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선보일 아파트에도 이웃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자이언센터를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로 확대해 설치할 예정.

LG건설 주택기획총괄팀 이수문 부장은 “아파트 단지 내에 주민들과 자주 접촉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지면 이웃과 단절로 느끼는 소외감이 상당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서 9월 말 분양하는 주상복합아파트에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공공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회장, 클럽하우스, 유아놀이방, 주민회의실, 디지털 AV실 등이 들어선다.

▽타워형 아파트의 확산=바닥에 펑퍼짐하게 펼쳐진 판상형 아파트를 뾰족한 탑 모양의 타워형으로 짓는 아파트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타워형 설계는 일부 도심권 상업지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에만 적용됐다.

그런데 조망권이 집값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일반아파트에도 타워형 설계가 적극 반영되는 것.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 아이파크’ 2개동에 30층 규모의 타워형 설계를 도입해 인기를 끌자, 올해 분양되는 아파트에 이 같은 설계 방식을 대폭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SK건설도 단지의 주변 여건에 맞춰 아파트 한 동을 ‘Y자형’ ‘ㅁ자형’ ‘W형’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분양한 ‘오륙도 SK VIEW’에 ‘Y자’ 형태의 타워형 아파트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은 바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9월 분양하는 부산 부전동 주상복합의 5개동을 포함해 일반아파트에도 탑상형 설계를 반영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동탄신도시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14개 단지 중 6개 단지에 타워 형태의 탑상형 아파트가 도입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 상품개발실 최신 상무는 “타워형은 네모반듯한 기존의 판상형과 달리 건물 외관이 아름답고 발코니 등 서비스면적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며 “갈수록 타워형을 적용한 아파트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