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최초의 것들’…오직 한번뿐인 ‘최초’ 탐구기

  • 입력 2004년 9월 10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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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것들/이안 해리슨 엮음 김한영 박인균 옮김/280쪽 3만원 갑인공방

세계 최초로 주차위반 딱지를 뗀 사람은 누구일까? 라디오 방송에서 최초로 흘러나온 음악은?

각 분야의 ‘최고’를 가린 책이 기네스북이라면 이 책은 각 분야의 ‘최초’를 찾아냈다. 최초의 안전띠부터 수세식 변기, 브래지어, 오토바이, 우표, 각종 스포츠 경기까지 우리 주변의 것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처음 생겨났는지 쉽게 다뤘다.

저자는 서문에서 ‘최초’가 지니는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무언가를 ‘최초’로 이루는 것은 단순히 경주에서 ‘1등’을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등이 보유한 최고 기록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초’는 영원하다. 최초는 오직 한 번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저자는 “아직까지 아무도 해 보지 않은 일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굉장한 도전”이라며 은근히 ‘최초의 것들을 다룬 최초의 책’임을 주장했다.

이 책은 ‘생활의 발견’ ‘먹을거리와 마실거리’ ‘예술과 오락’ ‘스포츠’ 등 총 10개 분야로 나누어 각 분야에서 최초의 것들을 소개하고 이에 얽힌 에피소드도 양념으로 곁들였다. 예를 들어 통조림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10년이었지만 따개는 1855년에야 발명되는 바람에 사람들은 45년간 망치와 끌로 통조림을 따야 했다.

또 골프에 관한 세계 최초의 기록이 1475년 스코틀랜드에서 선포된 ‘골프 금지령’이었다거나, 호주에서 처음 전등이 설치된 곳은 빅토리아주의 한 양초회사였다는 등의 단편적이고 흥미로운 사실들이 가득하다.

시기별로는 최초의 올림픽 경기가 치러진 기원전 776년부터 미국의 스티브 포셋이 기구를 타고 최초로 단독 무착륙 세계 일주를 성공한 2002년까지를 아우른다. 최초의 자동차 충돌사고, 최초의 감자튀김 등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최초’도 많지만 인간의 달 착륙이나 최초의 증기 기관차, 최초의 TV 프로그램 등 역사적으로 익숙한 ‘최초’도 많다.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맨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면, 세계 최초로 주차위반 딱지를 뗀 사람은 영국의 의사였던 토머스 크라이튼 박사였다. 1960년 9월 19일 런던 교통단속반은 교통단속제도가 처음 시행된 이날 크라이튼 박사의 포드 파퓰러에 주차위반 딱지를 발부했다. 하지만 당시 그가 심장마비 환자를 치료 중이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2파운드 벌금형을 면제받았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첫 음악은? 1906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미국의 오브리 페서던이 직접 바이올린으로 연주해 매사추세츠주에 방송했던 구노의 ‘오 거룩한 밤’이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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