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중국 언론 “한국 축구 제대로 보자”

  • 입력 2004년 5월 7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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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한국 축구를 바로 알지 못했다”

“공한증은 없다.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은 한국이 아닌 두려움 그 자체이다”

지난 1일 중국 창사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중국을 2-0으로 완파한 것과 관련, 중국 언론에서 공한증을 비롯 한국 축구와 관련한 다양한 시각들을 제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의 스포츠 일간지 티탄스포츠(http://www.titansports.cn)의 송청운 기자는 ‘오해한 부분이 있다, 한국축구를 똑바로 보자’라는 제목의 체육칼럼을 통해 “중국 축구는 그동안 줄곧 한국축구에 대해 ‘좋은 체격 조건과 강한 정신력’으로만 정의를 내려왔는데 이는 오해” 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중국이 한국에 계속 패한 것은 각종 전술 활용 등의 이른바 ‘기술축구’로서의 격차가 엄연히 존재했는데 이를 간과했다는 것.

송기자는 칼럼에서 “한국 축구는 경쟁국 일본이 기술축구로의 급격한 변모를 통해 자신들과 비슷한 위치의 축구수준으로 성장한 것을 보고 변화의 결단을 내리게 됐다”며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하는 등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을 계기로 기술축구로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한국은 허정무 감독 체제를 출범시킨 후 이영표, 박지성, 송종국 등 과거에는 뽑힐 수 없었던 기술형 선수들을 대표팀에 발탁시키며 기술축구로의 본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이러한 한국 축구의 변화는 상당히 성공적이다. 그러나 이는 시작이며 다음번 올림픽대표팀은 더욱 더 강해질 것이다”라며 “중국 축구는 한국 축구의 이러한 기술적 변화의 과정을 똑바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신문의 황젠샹 기자는 ‘우리는 한국을 두려워 할 자격이 없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공한증이란 말을 쓰는데 우리는 한국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 지난 5월 1일 한-중전 참패는 우리가 상대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재차 증명한 결과”라며 “중국 축구는 그동안 ‘무식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다’라는 길을 달려왔었다”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즉 ‘무식’한 상태였는데 어떻게 두려움이 있었겠느냐는 것.

그는 또 “우리가 한국을 무서워 하는 것인가? 우리가 한국을 무서워하는 것이라면 이탈리아도, 태국도, 홍콩도 심지어 말레이시아도 무서워 해야 한다”며 “우리가 무서워 하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두려움 그 자체에 대한 두려움”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두려움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힘을 촉발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중국 축구가 그동안 이러한 힘을 낸 적이 있었는가?”라고 중국 축구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고영준 동아닷컴기자 hot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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