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지오그래픽]영광 법성포/22번 국도따라 남도 봄 순례

  • 입력 2004년 3월 24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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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인도승 마라난타 존자가 지은 백제 최초의 사찰 불갑사. 조성하기자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인도승 마라난타 존자가 지은 백제 최초의 사찰 불갑사. 조성하기자
전남 영광군의 법성포와 주변 관광지를 찾는 여행길은 거의 22번 국도와 함께 한다. 이 국도는 전북 정읍시와 전남 순천시를 잇는 동서간 167.6km의 2∼4차로 도로. 서해안고속도로의 고창나들목으로 나와 전북 고창군부터 여행일정을 짠다면 인촌 김성수 선생과 미당 서정주 시인의 생가(시문학관), 학원농장의 청보리밭 구릉과 봄꽃이 아름다운 모양성(고창읍성), 고인돌공원(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거쳐 명사십리 구시포 해변을 들를 수 있다. 여기서 한창 제철인 주꾸미를 맛본 뒤 상하면으로 되돌아가 22번 국도를 따라 남행하면 영광군이다.

▼관련기사▼
-영광 법성포
-구시포 고추장양념 주꾸미

전남북의 도경계를 가로지른 22번 국도는 곧바로 법성면을 지난다. 법성포에서 포구 산책 및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 불갑사 답사를 마치면 영광 일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다.

22번 국도는 광주와 전남 화순군을 지나 순천으로 이어진다. 순천에서는 아직도 갈대 무성한 순천만과 조계산에 깃든 두 대찰 송광사 및 선암사(순천시 승주읍), 그리고 옛 모습 간직한 낙안읍성(민속마을)을 추천한다. 송광사 선암사 두 절을 잇는 옛 고갯길 트레킹도 좋고 청매화 홍매화로 꽃 대궐 차린 선암사는 지금이 찾아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백제 최초의 사찰 불갑사

한반도에서 꽃피워 일본 불교의 모태가 된 백제 불교. 그 최초 전래지라고 알려진 법성포에 들렀다면 당연히 불갑사(영광군 불갑면 모악리·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의 말사)를 찾을 일이다. 부처님 말씀을 백제인에게 들려준 서역승 마라난타가 백제땅에 첫발을 내디딘 곳은 다름 아닌 법성포 갯벌.불갑사는 법성포에서 남쪽으로 19km 거리다. 크지 않은 이 절은 여러 차례 화재로 중건한 탓에 조선후기 양식의 당우만 있다. 그러나 터만큼은 1600여년 전 그대로다. 지금 불사가 한창이어서 어수선하기는 해도 백제 최초의 사찰을 감상하기에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우선 대웅전(보물 제830호)의 부처님부터 만나보자. 정면(서향)의 문을 여니 세 분 부처님이 오른쪽(남쪽)으로 돌아앉아 계신다. 정문이 옆문인 셈이다. 남방불교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란다. 대웅전 정면의 꽃살문과 지붕꼭대기 한가운데의 귀면보주(鬼面寶珠·도깨비 얼굴 형상의 보주로 ‘보주’란 악을 제거하고 혼탁한 물을 맑게 하며 재난을 없애는 한편 원하는 것을 갖게 하는 공덕이 있다고 믿어지는 탑 꼭대기에 올려두는 장식), 사천왕상도 눈여겨보자. 사천왕상에서는 1987년 월인석보 등 귀중한 문화재가 쏟아져 나왔다.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

이 길은 해질녘에 찾는 것이 좋다. 석양과 노을이 빚는 환상적인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드라이브를 즐긴다. 바다 쪽 도로변에는 정자각과 주차공간도 곳곳에 마련돼 있어 차를 세우고 편안히 앉아 낙조를 즐길 수 있다.

해안도로를 찾아가는 접근로는 여러 개. 법성포에서는 22번 국도 입구에 서 있는 ‘원불교 성지∼해안도로’라고 쓰인 이정표를 따른다. 이 길은 ‘바다의 물돌이동’이라는 별난 법성포 지형을 살펴 볼 수 있어 좋다. 아니면 법성포를 지나 22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접어드는 길도 있다. 어디서든 ‘백수’ 혹은 ‘해안도로’라는 이정표를 따라간다. 해안도로는 길용리 원불교 성지∼홍곡리의 18km 구간이다.

●여행정보

▽찾아가기=서해안고속도로∼선운산나들목∼22번 국도 상하면사무소∼773번 지방도∼구시포 해변∼상하면사무소(이상 고창군)∼법성면사무소∼법성포구∼백수해안도로(77번)∼백수중교∼844번 지방도∼22번 국도∼영광읍∼23번 국도∼불갑초등학교∼불갑사.

▽대중교통 △영광=고속버스는 서울 광주 목포 전주에서 운행. 061-352-2928. 철도는 광주역에서 하차. △불갑사=영광읍내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군내 버스(061-352-1303)가 하루 9회 운행. 25분 소요, 950원. 불갑사 홈페이지(www.bulgapsa.org) 참조.

▽영광군청 △홈페이지 www.yeonggwang.jeonnam.kr, 전화 061-322-0011

●패키지여행

법성포 영광굴비, 선운사 풍천장어(고창), 청자골 종가댁 한정식(강진), 독천 갈낙탕(영암), 재첩국(하동), 한정식(순천) 등 남도 맛집을 주유하며 동백꽃 핀 선운사, 새잎 나는 보성 차밭, 매화 만발한 선암사와 청매실농원, 십리 벚꽃길의 쌍계사, 산수유꽃 활짝 핀 지리산 산수유마을, 백수해안도로의 법성포를 찾는 ‘남도강산 식후경 여행’(2박3일)이 있다. 4월 6, 9, 13일 출발하며 32만5000원. 승우여행사(www.swtour.co.kr) 02-720-8311

고창 영광 순천=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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