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송두율씨, 假面 더 이상 안 된다

  • 입력 2003년 10월 2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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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씨는 ‘그간의 활동에 대한 자성적 성찰’이라는 기자회견문에서 자신의 30여년에 걸친 친북활동에 대해 해명했으나 국민을 납득시키기는커녕 모호한 논리로 자기합리화에 급급했다고 본다.

송씨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을 통보받거나 수락한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일방적으로 모자를 씌웠던 상황이라 의미를 둘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의 발언을 놓고 보더라도 그가 노동당 후보위원임을 알고 있었던 것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장엽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귀국 초기에 부인한 것은 학자적 양심마저 의심케 한다.

송씨는 스스로 남북을 동시에 사랑하고 동시에 비판하려 한 ‘경계인’이라고 주장했으나 경계를 훨씬 넘어 북한체제를 선택하고 지원했던 것이 분명한 그의 주장은 이제 어떤 공감도 얻을 수 없다. 북한의 독재와 인권유린 부자세습 통치에 대해서는 ‘내재적 접근법’으로 바라보자고 하던 그가 북한에서 비판했다고 예로 든 발언은 “당 간부들이 양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가 고작이니 어이가 없을 정도다.

북한으로부터 지원받은 큰 돈에 대해서도 학술지원금 또는 여비보조금이라고 설명했으나 남쪽의 학자나 학생들이 그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동당 입당과 공작금 수령사실을 숨기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자신을 위장함으로써 남쪽의 많은 사람을 오류에 빠뜨리고 친북세력을 고무한 잘못이 있다. 그가 비록 유신독재체제에 반대했다고는 하더라도 북한 독재체제를 지원했던 활동이 한국 민주화운동으로 분류될 수는 없다.

송씨가 철저한 ‘자성적 성찰’을 하려면 귀국을 전후해 친북행위의 자초지종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했어야 옳다. 발뺌과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국정원의 추궁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사실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회견 내용도 자성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고 그에 따른 엄정한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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