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심정수 홈런경쟁 볼만

  • 입력 2003년 8월 1일 17시 36분


‘네가 치면 나도 친다.’

이승엽(27·삼성)과 심정수(28·현대)의 ‘홈런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올 시즌 같은 날 홈런을 날린 것 만 해도 10번. 상대가 홈런을 치는 걸 멍하니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태세다. 5월 4일 이승엽이 대구 롯데전에서 8회 솔로포를 쏘아 올리자 같은 날 심정수는 10-1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10회 기아 진필중에게서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삼성전 중계를 보던 현대 구단직원이 심정수에게 “승엽이가 홈런을 때렸네”라고 하자 “그럼 내가 때릴 차례”라며 보란 듯이 홈런포를 쏘아 올린 것.

7월 한 달만 보면 이승엽이 6개, 심정수가 8개로 뒤쫓는 심정수의 홈런페이스가 더 빠르다. 평소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다진 체력을 바탕으로 무더운 8월에도 그의 기세는 꺾이지 않을 태세다.

이승엽과 심정수는 올해 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플로리다 말린스에 나란히 초청을 받아 스프링캠프에서 같이 생활하며 서로 ‘상대의 무서운 점’을 더 잘 알게 됐다. 심정수는 “승엽이가 그냥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엄청난 연습벌레더라.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승엽도 “정수형이 그처럼 열심히 하는 줄 몰랐다. 배울 점이 아주 많은 선배다. 존경한다”고 했다.

둘은 지난 시즌에도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숨가쁜 홈런 경쟁을 벌였다. 지난 시즌 승자는 이승엽.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 극적인 한방을 날려 시즌 47홈런으로 심정수(46개)를 1개차로 제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올해도 아직까진 이승엽이 세계 최연소 300홈런, 최단경기 40홈런 등을 기록하며 7월 31일 현재 41개로 35개의 심정수를 앞서나가고 있다. 그러나 ‘여름 사나이’ 심정수는 8월의 대역전극을 다짐한다.

“라이벌이 있어 더욱 힘이 난다”는 ‘이-심 홈런 전쟁’. 누가 과연 ‘최후의 승자’가 될까.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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