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티티새'…열아홉 꿈 많던 시절의 사랑-우정

  • 입력 2003년 5월 16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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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새/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217쪽 8000원 민음사

‘키친’ ‘하드보일드 하드 럭’의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그린 성장소설. 화자인 열아홉 살 소녀 마리아와 사촌 쓰구미, 요코 언니가 바닷가 마을에서 보낸 여름 한철이 담겨 있다.

어머니와 별거 중인 아버지 때문에 ‘나’와 어머니는 이모네가 있는 바닷가 마을의 한 여관에서 여름을 보낸다. 이모의 딸인 쓰구미는 밉살스러운 말괄량이 소녀. 어린 시절부터 몸이 허약해 식구들의 걱정을 산 탓에 모두들 그의 엉뚱하고 괴팍한 행동도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었지만 ‘나’는 도무지 쓰구미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어느 날 쓰구미는 영계(靈界)와 소통할 수 있다는 도깨비 우편함에서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의 편지를 가져다준다. 할아버지를 기억하며 ‘나’는 눈물을 흘리지만 이는 쓰구미의 장난. ‘나’는 불같이 화를 내고 쓰구미는 처음으로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

대학 진학을 위해 도쿄로 떠났던 ‘나’는 그해 여름방학에 다시 바닷가 마을을 찾는다. 이들은 함께 바닷가를 거닐다 교이치와 그의 강아지 겐고로를 만난다. 쓰구미와 교이치는 첫 눈에 호감을 느끼고…. 쓰구미는 사랑에 빠진다. “사랑이란, 깨달았을 때는 이미 빠져 있는 거야.”

작가 특유의 예민한 감성으로 잘 직조된 우정과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꿈 많던 시절의 한 자락을 찾아 너울댄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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