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170개국 대학생들 달구벌로 모인다”…대구유니버시아드

  • 입력 2003년 5월 12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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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인 대구월드컵경기장. 사진제공 대구U대회조직위원회
대구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인 대구월드컵경기장. 사진제공 대구U대회조직위원회

‘하나가 되는 꿈(Dream for Unity)’을 주제로 8월21일부터 11일간 대구에서 펼쳐지는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 2003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13일로 개막 D-100일을 맞는다.

17∼28세의 아마추어 대학선수들이 참가하는 유니버시아드는 젊음의 축제. 대학(University)과 올림피아드(Olympiad)의 합성어인 유니버시아드는 195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첫 대회가 열렸고 대구대회는 22회.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를 표어로 내건 이번 대회를 점검해 본다.


● 역대 최대 규모

대구유니버시아드 참가 의사 제출국
대륙별국가수
아시아39개국
유럽43개국
오세아니아7개국
아메리카31개국
아프리카50개국
합계170개국

이번 대회에는 170개국 8500여명의 선수, 임원이 참가신청을 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 종전 최대규모대회는 2001년 베이징대회로 165개국 6757명. 이번 대회는 정식 종목으로 육상 축구 농구 배구 테니스 펜싱 체조 수영 다이빙 수구와 개최국이 선정한 선택 종목으로 태권도 유도 양궁 등 13개 종목이 치러진다.

대회 개최에 2389억원을 투자해 3년간 준비해온 조직위원회는 경기장을 새로 짓지는 않았지만 65개 경기장 중 59곳을 개보수해 경제적이고 내실있는 청년 축제를 준비했다. 23개동 1935가구 규모의 선수촌은 5월중에 완공될 예정이며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1만5580명의 대회 운영요원을 일찌감치 확보해 현재 사이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인류 평화와 화합의 축제

핵 문제를 촉발시킨 북한을 비롯해 전쟁의 참상을 겪은 이라크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의 분쟁 지역 당사국들이 모두 출전, 젊음의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지난달 30일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출전 의사를 밝힌 북한이 참가할 경우 남북체육 교류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전쟁 후유증을 겪고 있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이 모두 출전,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 북핵 문제 등으로 고조된 국제사회의 긴장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대구의 도약

이번 대회는 경제 위기와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등으로 침체에 빠진 대구 지역의 활력소. 우선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 유치로 7381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422억원의 소득 유발 효과 등 총 9800여억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순수한 대회 사업수익 400억원과 관광수익 1167억원 등 예상 수익이 1567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대구 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하리라는 게 조직위의 분석.

또 대구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돼 국제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마지막 걸림돌

전 세계 스포츠계를 강타하고 있는 사스가 성공 개최의 마지막 변수로 꼽힌다. 중국 대만 홍콩 등 사스 발생 지역 국가가 모두 참가신청을 냈지만 대회 엔트리 마감일인 7월21일까지 사스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참가 철회 사태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

조직위 국제부 최종옥 협력팀장은 “아직 엔트리 마감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고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사스 때문에 대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기에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역대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지와 한국선수단 성적
횟수개최년도개최지한국선수단 성적
11959토리노(이탈리아)참가
21961소피아(불가리아)불참
31963포트알레그레(브라질)불참
41965부다페스트(헝가리)불참
51967도쿄(일본)10위(금1,은9,동1)
61970토리노(이탈리아)23위(동1)
71973모스크바(소련)23위(동2)
81975로마(이탈리아)불참
91977소피아(불가리아)22위(동1)
101979멕시코시티(멕시코)17위(금1,동1)
111981부가레스트(루마니아)20위(은1,동4)
121983애드먼튼(캐나다)20위(동1)
131985고베(일본)12위(금3,동5)
141987자그레브(유고)28위(은1,동1)
151989뒤스부르크(독일)27위(동1)
161991셰필드(영국)6위(금5,은1,동3)
171993버팔로(미국)13위(금3,은4,동4)
181995후쿠오카(일본)5위(금10,은7,동10)
191997시실리(이탈리아)9위(금5,은2,동3)
201999팔마(스페인)13위(금3,은4,동9)
212001베이징(중국)10위(금3,은10,동14)

▼노래-슬로건 제작“다함께 대구로 오세요”…대구U홍보 매서드-쉰 교수

앤드류 매서드(왼쪽)와 크리스토퍼 쉰 교수. 사진제공 경일대

“다함께 오세요. 다함께 오세요, 대구. Daegu has come in fashion. Our dreams in action. Sisters and brothers, 다함께 오세요. Here games are made for me and you.”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을 앞두고 전 세계를 향해 “대구로 오라”고 노래하는 두 외국인이 있다. 대구 경일대 영문과 앤드류 매서드(50·미국)와 크리스토퍼 쉰(31·캐나다) 교수가 바로 그들.

두 교수는 경일대 학생 14명과 함께 노래패 ‘경일 커비스’를 만들어 직접 작사 작곡한 ‘커밍 투게더(Coming Together)’를 부르며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이 대회 홍보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은 한국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 예절바르고 근면한 한국인이 너무 좋아 한국에 정착한 뒤 98년부터 경일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대학 시절 취미로 기타와 방고를 즐겼던 이들은 경일대 축제 때 우연히 듀엣으로 노래한 것을 계기로 유니버시아드를 앞두고 다시 뭉쳤다.

쉰 교수는 대회조직위 자문위원으로 영어 공식 슬로건인 ‘Daegu in Fashion, Dreams in Action’을 만든 주인공. 매서드 교수와 함께 이 슬로건에 맞는 노래 만들기에 나선 그는 ‘커밍 투게더(Coming Together)'를 탄생시켰다.

쉰 교수는 “월드컵 때 유행했던 ‘오 필승 코리아’처럼 ‘커밍 투게더’가 대구 유니버시아드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렀으면 좋겠다. 이 노래를 통해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커밍 투게더’를 지난해 10월 달구벌 축제 때 공식발표했고 이후 대구 시내 밀리오레 야외무대에서 열린 문화행사와 3월23일 프로축구 대구 FC 창단 첫 경기 등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노래하며 대구 유니버시아드를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대구=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모든 준비 끝… 대구, 세계에 알릴 것”…대구U조직위원장 조해녕시장

조해녕 대구시장

“지구촌 젊은이들의 스포츠 문화 축제인 U대회 성공을 위해 경기장 시설, 숙박, 교통, 통역, 대회진행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장인 조해녕 대구시장은 “이번 대회를 대구를 전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 예술행사도 준비 중”이라며 “특히 U대회를 지하철 참사로 침체된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 넣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와 사스, 경기 침체 등 국내외 악재로 대회 성공에 회의적인 분위기도 있는데….

“사실이다. 그러나 역대 최대 대회였던 2001년 베이징대회의 165개국을 넘어선 170개국이 현재 참가 의사를 밝혀 역대 최대규모가 될 것이다. 사스도 7월경이 되면 확산속도가 주춤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 이번 대회에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북한 선수단 및 미국과 전쟁을 치른 이라크 선수단의 참가여부로 관심이 높은데….

“북한은 이미 여러번 참가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열린 제10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도 북한 참가가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있어 참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라크도 미국의 공격이 있기 전 참가의사를 통보했다. 이라크에 새 정부가 수립되면 더 많은 선수단이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대회의 성격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앞으로 차기 대회 개최 희망 도시들이 ‘대구대회’를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역대 대회 중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치러내자는 각오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9.11테러, 아프가니스탄 전, 이라크 전,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해 분쟁당사국은 물론 주변국가 사이에도 긴장의 골이 깊어지는 시기에 열리는 만큼,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을 살리는 평화와 화합의 스포츠 제전이 될 것이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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