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영어 인터뷰 이렇게]＂자기소개 2분안에 끝내라＂

‘힘들이지 않고 영어 면접을 정복하는 비결’은 없었다. 영어 면접 전문가인 이얀 하비(왼쪽)와 정해탁 대표(가운데)의 메시지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했다. 그저 준비를 철저히 하고 끊임 없이 연습하라는 것. 정고운씨가 두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적고 있다. 원대연기자

취업 준비생들에게 영어 면접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한국어로 하는 면접도 긴장이 되는 마당에 영어 면접은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영어 면접은 외국계 회사에 취업을 하거나 국내 기업의 해외 부문에 지원을 하려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필수 코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보빌딩 ANS 사무실. 두 명의 영어 면접 전문가와 한 명의 새내기 직장인이 만났다.

호주 출신의 이반 하비는 커뮤니케이션 기술 분야의 전문가로 10년 이상 직장인들에게 화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정해탁 ANS 대표는 ‘Harry의 영어면접 클리닉’의 저자. 둘 다 국내외 기업의 요청으로 영어 면접을 대행해 준 경험이 풍부하다.

올해 대학을 갓 졸업한 정고운씨는 평소에 영어 면접에 관심이 많다.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 이직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비씨는 한국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기자 역시 특별히 영어에 자신이 있는 편이 아니었다. 영어와 한국어를 적당히 섞어야 하는 묘한 분위기, 어떻게 진행할까 고민하는 찰라 정고운씨가 먼저 말을 꺼냈다.

“면접을 위해선 질문에 대한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 영어 면접에서 특별히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나요.”

정 대표가 입을 열었다.

“물론 있지요. 가장 단골로 나오는 질문은 자기소개를 하라는 것이에요.”

그는 하비씨에게 고개를 돌려 “She asked about common questions…”라고 설명한 후 말을 이어갔다.

“단순한 질문이지만 자기소개가 빠지지 않죠. 단순해 보여도 영어로 하라고 하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아요. 면접관의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성장배경과 학교 생활, 경력, 현재 상황 같은 것들이에요. 이런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대답하되 미주알고주알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장황하게 하다보면 정작 중요한 것은 빼놓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얼마나 길게 얘기해야 하나요.”(정고운씨)

“면접자도 사람인지라 2분 이상 하면 지루해합니다. 한 두 문장으로 ‘이렇다’하고 요점을 먼저 얘기하는 것이 요령이에요. 부연설명할 게 있으면 뒤에 덧붙이면 되죠. 참, 요즘 자신의 근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유학을 준비 중이다’라는 식의 대답은 곤란합니다. 취업을 위해 왔다는 사실을 잊으면 곤란하죠.”(정 대표)

“성장배경에 대해 질문하는 이유가 뭔가요?”(정씨)

“사고와 가치관의 차이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계속해서 둘만의 대화가 이어졌다.

기자가 끼어 들었다.

“하비씨에게 여쭤보고 싶은데요. 영어 면접에 임할 때 한국인과 외국인의 태도 차이가 있을까요.”

하비씨가 “Very different”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선 겸손이 미덕이라고 하지만 외국사람들은 자신감(confi-dence)를 아주 중요하게 봅니다. 면접의 목적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와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를 보는 거거든요. 옷을 어떻게 입느냐와 앉는 자세 같은 것도 중요합니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앉아야 합니다. 또 면접자와 눈을 마주치는 일(eye contact)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외국에선 자신감이 없어보이면 정직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듣고 있던 정고운씨가 “예상 질문을 만들어놓고 답을 암기해가는 것은 어떤가요”라고 물었다.

“외우는 것은 별로 좋지 않아요. 질문이 조금만 달라지면 당황하게 되기 때문이죠. 학창 시절에 시험에서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전혀 엉뚱하게 답을 쓰고 나오는 경우가 있죠.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인데 면접은 필기시험과 다르죠. 준비해간 대답을 하면 질문조차 이해하지 못했다고 느끼게 됩니다.”(정 대표)

정 대표는 차라리 메모해서 들고 들어가라고 조언했다. 펼쳐 놓고 면접에 임하라는 것. 외국인들은 준비를 많이 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부연설명했다.

어느덧 한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하비씨와 정 대표에게 영어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점 하나씩만 얘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짐작했던 답이 나왔다.

“Be prepared.”(하비씨)

“예상 질문을 만들어놓고 반복해서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정대표)

▼예상 질문 베스트 3 ▼

1.What do you know about our company?

(팁)회사에 대하여 알고 있는 긍정적인 부분을 몇가지 언급한다.

(모범답안) I like the fact that your company is very concerned about environment. I’ve always wanted to take part in preserving the environment. This is the main reason why your company appeals to me so much.

2. Why should I hire you?

(팁)본인의 장점을 자신감을 가지고 말한다.

(모범답안) As you must have seen on my resume, I have 3 years of homepage production experience while I was in school. With my hands on experience and educational background, I know I can contribute to your team.

3. Tell me about your strengths and weaknesses.

(팁)단점은 솔직하게 말하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적은 없다고 덧붙인다.

(모범답안) I am good with people. I can make friends faster than most people and this is why I am always surrounded by friends. My weakness is that I usually take too much time before making any decision. But once I make the decision, I don’t look back and get on with the work.

(자료제공=ANS)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