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탱크’ 맥도웰 파워 재충전

  • 입력 2003년 1월 30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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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보라고, 나 아직 죽지 않았어.”

프로농구 SK 빅스의 외국인선수 조니 맥도웰(32·사진). 그는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렸던 26일 혼자 체육관에서 셔츠가 흠뻑 젖을 정도로 뛰었다.

97∼98시즌부터 벌써 6시즌 째. 그동안 세 차례나 외국인선수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던 맥도웰이다. 그런 마당에 올해 처음 올스타에서 빠졌으니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그동안 맥도웰은 ‘한국형 용병’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110㎏의 엄청난 덩치를 앞세운 파워 농구가 빛을 발한 것. 그래서 상대팀들은 늘 맥도웰에 대적할 수 있는 외국인선수를 찾기에 혈안이 됐었다.

하지만 최근 그의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30줄에 들어서면서 특유의 파워가 떨어져 ‘탱크’라는 별명이 ‘장난감 탱크’로 바뀌었다. 소속팀 SK 빅스는 그의 부진과 함께 최하위인 공동 9위.

유재학 감독은 “맥도웰은 고집이 세다. 팀 플레이를 하라고 해도 도대체 말을 듣지 않는다”며 혀를 찼다.

그러던 맥도웰이 정신을 차렸다. ‘한국 프로농구 최고의 용병은 나’라며 코를 벌름거리던 그가 최근 팀 성적이 바닥을 맴돌자 유 감독에게 ‘항복 선언’을 했다. 감독실을 찾아가 머리를 숙이고 “최선을 다해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는 것.

맥도웰의 장래 계획은 한국 무대에서 코치로 남는 것. 그러나 이러다가는 자신의 인생 설계가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당장 다음 시즌 재계약도 힘들다는 것을 늦게나마 깨달았다는 얘기다.

맥도웰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인 22일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25득점에 리바운드 17개. 38경기 중 15번이나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하지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 게다가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는 등 플레잉코치의 역할까지 해냈다.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두고보세요. 우리 팀은 분명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합니다.”

마음을 다잡은 맥도웰이 후반기에서 어떤 플레이를 할지 궁금하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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