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블랙박스]영화 '맑음' 방송-음반 '흐림'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7시 55분


올해 한해 문화계 기상도를 살펴보면 영화는 맑음, 방송은 가끔 구름, 음반은 잔뜩 흐림이었다.

한국 영화는 관객 점유율이 50%에 다가섰고 일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제외하면 외화들이 한국 영화의 눈치를 보게 됐다.

더구나 영화 ‘취화선’과 ‘오아시스’가 각각 칸과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는 쾌거가 겹치며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한국 영화 ‘가문의 영광’ 이 510만 관객으로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집으로’는 유명 배우를 한 명도 쓰지 않고도 4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어 ‘광복절 특사’ ‘색즉시공’ ‘몽정기’ 등이 히트 행진을 벌였다.

방송계는 따사롭지 못했다. ‘야인시대’ 등 소수 드라마만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뿐 대부분의 드라마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제작사 대표와 PD의 폭력 사태 등을 안고 출발한 드라마 ‘장희빈’은 10% 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래시계’의 콤비 김종학 PD- 송지나 작가의 드라마 ‘대망’도 기대이하였다.

오락 프로그램 중에선 KBS2 ‘서세원쇼’가 서세원의 잠적으로 중단됐고 KBS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공포의 꿍꿍따’나 ‘해피투게더’의 ‘쟁반 노래방’ 등 코너들도 인기 만큼이나 ‘가학적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음반 업계는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척 힘든 상황이다. 특히 휴대전화가 MP3의 기능을 겸하면서 음반 시장이 더 위축될 위기에 처해 있고, 주요 홍보 수단이었던 뮤직비디오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박신양처럼 어려움을 물리치고 축복 속에 결혼한 스타도 있는가 하면 최진실-조성민 커플이나 유지인, 금보라, 김수철, 음정희 등 파경을 맞은 이들도 많았다. 인생은 일희일비라고 하지만 올해 한해 연예가는 일희십비인 듯하다.

김영찬 시나리오 작가 nkja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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