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風결론’ 검찰 갈등 여전

  • 입력 2002년 10월 24일 18시 38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는 김대업(金大業)씨의 병역비리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25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그러나 수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4일까지도 수사결론을 놓고 검찰 내부 갈등이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을 지휘하는 서울지검 정현태(鄭現太) 3차장은 이날 97년 7월 당시 김길부(金吉夫) 병무청장과 여춘욱(余春旭) 병무청 징모국장이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 황우여(黃祐呂) 의원 등과 서울 H호텔에서 만났으며 같은 당 정형근(鄭亨根), 박세환(朴世煥) 의원도 김 청장 사무실로 찾아온 사실을 확인했지만 정연씨 병역비리 은폐대책회의와는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 차장은 또 김 전 청장이 97년 6월 말 유럽순방 직전에 인사차 권영해(權寧海) 당시 안기부장을 만났으며 8월에는 여 국장과 함께 정연씨 병적표 위변조 논란에 대해 보고하기 위해 김광일(金光一) 대통령정치담당특보를 만났지만 역시 은폐대책회의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정 차장은 “김 전 청장이 고 의원 등을 호텔에서 만난 것은 정연씨 병적표 공개 전에 동의를 얻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사팀의 중간 간부는 23일 “97년 당시 김 전 청장이 고 의원 등을 호텔에서 만났으며, 정 의원도 병무청을 찾아왔다”는 김 전 청장의 비서 박모씨의 진술을 공개했지만 이 만남이 은폐대책회의와 관련이 없다는 설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팀은 이미 내부적으로 김 전 청장과 고 의원 등의 만남은 정연씨 병역면제 의혹 은폐대책회의와는 관련이 없다는 수사 결론을 확정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24일 전 국군수도병원 부사관 김도술씨(55·미국 체류 중)를 이 사건이 아닌 3건의 또 다른 병역비리 개입 혐의로 수배조치를 내렸으며 조만간 미국에 사법공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신기남(辛基南) 송영길(宋永吉) 의원 등 6명은 이날 오후 대검찰청을 방문해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에게 검찰이 ‘병풍(兵風)수사’를 무혐의로 종결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항의하고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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