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현장에서]팔레스타인 감격의 동메달

  • 입력 2002년 10월 11일 22시 09분


“아들과 아내에게 메달을 걸어줄 수 있어 너무 기쁘다.”

11일 벌어진 복싱 라이트헤비급 준결승전. 아부케섹 모니르(23·사진)는 한국의 최기수(32·함안군청)에게 2회 1분8초 만에 RSC로 져 결승 진출은 실패했지만 동메달을 따 아시아경기 사상 팔레스타인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체급 출전선수는 단 6명.

팔레스타인은 4년 전 방콕아시아경기에 처음 출전해 노메달에 그쳤다. 이번 부산대회에도 육상 펜싱 축구 등 9개 종목에 39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지만 노메달에 그칠 공산이 컸으나 복싱에서 대진 운이 기막히게 좋아 모니르가 부전승으로 4강에 진출, 지고도 동메달을 딴 것.

10세 때 형이 운동하는 모습이 멋있어 처음 글러브를 꼈던 모니르는 아랍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그동안 규모가 작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따낸 ‘대표선수’.

이스라엘과의 관계악화로 형편이 어려워 버스를 타고 이집트까지 간 뒤 몇 차례 비행기를 갈아타고 부산에 왔다는 그는 “이스라엘과 잘 지내고 싶다”며 평화를 기원했다.

2년 전 결혼해 최근 2개월된 아들을 보았다는 모니르는 “아내 레이 러프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귀국할 날짜를 손꼽아 기다렸다.

부산〓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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