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G]˝인공기 안된다˝ 협박,항의 확산

  • 입력 2002년 9월 18일 16시 58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AG)에 참가하는 북한의 인공기 게양을 두고 대회조직위 등에 협박성 전화가 잇따르는 등 논란이 뜨겁다.

특히 16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의 부산AG 메인미디어센터와 동구 범일동 대회조직위 건물에 인공기를 게양한 데 이어 17일 해운대구 반여동 선수촌에 인공기를 내걸자 군 기수단이 인공기 게양을 거부, 자원봉사자로 대체되는 일이 벌어졌다.

조직위 관계자는 16일 이후 현재 두 곳에 게양된 인공기를 끌어내리거나 훼손하겠다는 협박성 전화가 하루에도 10통 이상씩 걸려와 설득시키느라 업무를 제대로 못 볼 정도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회가 임박하면서 극우단체 회원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순수한 스포츠 행사로 봐 달라고 설득을 해도 '죽어도 안된다'며 막무가내"라고 말했다.

조직위측은 이들에게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협조와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회 기간 중 불상사가 발생할 경우 국제적 망신은 물론 북한선수단의 항의와 철수 등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검 공안부와 경찰 안전통제본부 국정원 통일부 등 정부 기관들도 인공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하루 몇차례씩 조직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관련 사항을 문의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메인미디어센터와 조직위 건물 등 2곳에 게양돼 있는 인공기는 앞으로 선수촌과 본부호텔인 부산롯데호텔, 참가국 대표자 회의장 등 3곳과 북한 경기가 있는 17개 경기장에 추가로 게양될 예정이다.

조직위가 공식적으로 제작한 인공기는 경기장 게양용과 시상용 탁상용 등 12가지 종류에 122장으로 대회가 끝나면 모두 회수된다.

한편 대회기간 중 일반 시민과 북한 서포터즈는 경기장 내외를 불문하고 일체 인공기 사용이 금지된다. 하지만 355명에 이르는 북한응원단은 북한선수단이 출전하는 경기장 내에서 수기로 된 인공기를 사용할 수 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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