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내 이럴 줄 알았다!!!"

  • 입력 2002년 8월 30일 13시 16분


이런 상황을 보고 자업자득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월드컵을 통해 활성화된 K-리그가 채 2달도 넘기지 못해 위기에 봉착했다.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10만이 넘는 관중들로 가득했던 축구 경기장이 지난 28일에는 급기야 5만명대로 썰렁해졌다.

이유가 관중의 절반을 차지하던 학생들이 개학을 했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이지만 그 원인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만 한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은 이유는 송종국(23.페예노르트)이 떠나고 태극전사들의 활약이 없었기 때문은 아니다.

홍명보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이천수, 김남일, 이운재 등 내노라하는 스타들이 K-리그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8월 중순이 넘어서면서 축구팬들은 경기장을 외면하려한다.

심지어 경기 도중에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질적인 면에서 외국팀들과는 차이가 있지만 팬들이 실망하고 경기장을 떠나는 이유는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선수들과 감독, 심판들의 추태가 가장 중요한 이유.

흥부 홍명보는 경기 도중 승부에 집착해 평상심을 잃어버린 행동도 보였고 김남일은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해 퇴장까지 당했다.

여기에 모 감독은 선수들을 그라운드 밖으로 불러내면서까지 심판에게 항의를 했고 심판들은 기다리는 관중을 외면한 체 경기를 지연시켰다.

모두가 팀의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에서 생긴 일이지만 언제나 배려되지 않는 것은 축구를 갈망하며 경기장은 찾은 팬들.

경기장을 찾는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떨어지는 축구 수준이야 한국축구에 대한 애정으로 이해한다지만 오로지 승부에만 집착하는 추태 앞에 그 애정을 숙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아직까지는 단언할 수 없다.

지난 28일의 관중 감소 현상이 순간적인 일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관중 감소의 신호탄인지는 이번 주말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선수들과 감독, 심판들이 위기 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K-리그의 열기는 이대로 가라앉고 만다.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될 수도 있다.

애써 일궈놓은 축구열기!

순간적인 실수로 인해 물거품으로 만들지 않길 바랄뿐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