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번엔 땅값이 뛴다…상반기 상승률 3%

  • 입력 2002년 8월 20일 17시 29분


땅값이 심상치 않다.

올 상반기 전국 지가(地價) 상승률은 3.07%. 겨우 6개월 동안 오른 지가 상승률이 91년(12.78%)이후 연간 지가 상승률보다 높다.

땅값이 오르는 이유는 어느 때보다 ‘개발 재료’가 풍부하기 때문. 그린벨트 해제와 신도시 개발 등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겼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확정되지 않은 재료가 과대포장돼 땅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년새 2배 올라〓수도권에서는 서울과 인천 성남 등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서울은 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해 땅값이 덩달아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송파구와 동작구 서초구가 많이 올랐다.

그린벨트에서 해제되는 곳도 땅값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강남구 율현동 방죽마을 일대는 3월보다 100만원가량 오른 평당 70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서초구 염곡동 염곡마을도 3월에는 평당 500만원에도 못 미치던 땅값이 지금은 700만원까지 올랐다.

인천과 성남은 전형적인 개발 재료가 반영된 사례.

인천은 국제공항 개항과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개발 계획 등이 맞물려 있다.

중구 을왕동 파워랜드공인 정용문 사장은 “작년에 평당 70만∼80만원이던 을왕동 일대 준농림지가 올해는 150만원 이상에 거래된다”며 “인천을 중심으로 한 서해안 일대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개발된다는 발표도 큰 호재”라고 설명했다.

성남은 도시 대부분을 재개발하려는 성남시의 계획과 지난달 군용비행장 주변 토지의 고도제한이 완화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작년 말 평당 500만원선이던 재개발지역 철거대상 주택지가 현재 600만∼650만원에 거래된다.

특히 성남대로 등 서울과 가까운 지역의 대로변 땅은 평당 1000만원이 넘는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

지방에서는 신도시 개발이 예정된 천안 일대가 많이 올랐다. 특히 고속전철역사가 들어서는 곳 주변의 땅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천안시 청당동, 신방동, 백석동의 준농림지는 지난해 평당 20만∼3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40만∼50만원에 거래된다. 신방동 월드공인 김병수 사장은 “거래도 활발해 한 달에 2, 3건 정도는 매매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외지인 거래가 대부분〓최근 토지거래의 특징은 대부분 외지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 이 때문에 80년대식 투기바람이 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천안시 봉명동 금강부동산 송기풍 사장은 “토지 매수자 중 90% 이상이 외지인”이라며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아산 일대에서는 친척이나 연고자를 동원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수도권도 마찬가지. 인천의 A부동산 관계자는 “김포나 영종도 일대 땅을 사겠다는 이들은 하나같이 서울이나 인천 거주자”라며 “아파트와 상가에 이어 땅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엇갈리는 전망〓땅값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토지공사 수탁사업처 임현규 과장은 “하반기 경기가 불투명하고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지가 상승률은 누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이미 2·4분기(4∼6월) 지가상승률 1.28%는 1·4분기(1∼3월)의 1.76%보다 소폭 떨어진 만큼 조만간 땅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정보업체 ‘유니에셋’ 오석건 전무는 “주5일 근무에 따른 레저 수요가 늘어나고 서울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부동산거래보다 토지거래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올 지가 상승률은 1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고기정기자 koh@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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