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핵폭탄과학자 印대통령 됐다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35분


‘미사일 맨’으로 불리는 인도의 국보급 과학자 압둘 칼람(71)이 인도 제12대 대통령에 오른다.

8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인 인도인민당(BJP) 후보로 출마한 칼람씨는 군소 후보들을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른 것으로 집계됐다. 그의 대통령 당선은 18일 공식 발표되며 25일 신임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한다. 상하 의원들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5년 임기의 인도 대통령은 정치적 실권은 없는 의전상의 국가원수이다.

채식주의자에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온 칼람씨는 과학 이외에도 문학 역사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재능을 가진 괴짜 천재라는 평가다.

그의 대통령 선출이 주목을 끌고 있는 진짜 이유는 핵폭탄 전문가라는 경력과 이슬람교도라는 종교적 배경 때문.

그는 98년 인도의 핵미사일 시험 발사를 주도했던 국민적 영웅이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해 당시 인도는 파키스탄과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핵개발을 통한 인도 국력 증강이라는 그의 비전이 파키스탄과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인도에 대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견제를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그가 이슬람교도임에도 불구하고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힌두정당(BJP)에 소속돼 있다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3월 인도 동부 구자라트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에서 힌두 정부군에 의해 2000여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살해당했을 때도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아 이슬람교도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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