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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6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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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보내준 찬사와 격려에 뿌듯한 성취감과 감동의 희열을 느낀다. 세계의 주요 언론이 한민족의 열의와 열정을 지금처럼 칭찬한 것은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칭찬과 격려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찬사에 취해 본분을 망각한다면 언제 비판의 채찍이 우리 등에 꽂힐지 모른다.
여당과 야당, 기업인과 근로자, 교사와 학생 모두 신속하게 일상으로 돌아가 일터를 정리할 때다. 월드컵에서 보여준 단합된 힘을 국가와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선 들뜬 마음부터 가라앉혀야 한다. 그리고 나서 ‘포스트월드컵’을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한민족 대도약 프로그램’이나 ‘업그레이드코리아’ 같은 정치권의 거창한 구호는 표면적 취지야 이해하지만 선거를 겨냥해 분위기를 띄우고 편승하려는 것 같아 미덥지 못하다. 차라리 16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서둘러 그동안 미뤄둔 민생현안부터 다루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겠는가. 정부도 축제후의 뒤풀이성 정책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
월드컵 대회를 준비하느라 경제 체질이 허약해진 것은 아닌지도 점검해야 한다. 미국 주식시장의 불안이라는 외부 요인의 영향이라고 하지만 하루만에 5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증시폭락은 예삿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남미 등 세계 곳곳에 금융위기의 조짐이 도사리고 있지 않는가.
비록 세계 각국이 월드컵에 찬사를 보냈더라도 스포츠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우리에게 호의적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정치 경제 외교 각 분야에서는 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월드컵 열기를 ‘국력 4강’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자만심을 버리고 겸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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