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법가사상 뿌리와 영향 찾아 '춘추전국시대의…'

  • 입력 2002년 6월 7일 17시 41분


춘추전국시대의 법치사상과 세(勢)·술(術)/ 이춘식 지음/ 378쪽 2만원 아카넷

우리가 현대에 수 천년 전 외국의 사상을 연구하는 것은 그것을 통해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올바로 바라보고 바람직한 해결책을 빌어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법가사상은 단순히 그 옛날 춘추전국시대에 잠시 풍미했던 한 학문의 수준을 넘어서 청나라 말엽까지 지속된 사회관 국가론 그리고 법치 제도론 등을 담고 있다. 게다가 겉으로는 유교의 도덕철학을 내세우면서도 속으로는 법가적 법치제도를 유지해 온 정치체제가 수천 년간 지속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법가사상에 담겨있다.

기존의 법가사상 연구는 대부분 법치의 이론적 측면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법가사상을 시대적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고 있다.

그것도 춘추전국시대라는 동시대의 상이한 지리적 환경적 차이가 어떻게 법치사상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섬세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런 본서의 장점은 역사학자만이 갖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고 저자의 독특한 인간관과 세계관이 드러난 것이다.

고려대 동양사학과 교수인 저자의 학문적 성실성도 곳곳에서 배어 나오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했던 춘추전국시대의 사회현상을 법가라는 시각에 맞춰 그 형성배경 및 정치환경의 복잡한 변화상 등 제반 요인을 기술하고 있고,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던 춘추시대와 전국시대가 국가체제, 생활상, 전쟁의 양상 등의 면에서 어떻게 달랐으며 그에 따라 학문의 경향도 어떻게 전개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제자백가 중에 법가가 제일 나중에 출현하게 된 까닭을 시대적 정치적 환경에서 살펴봄으로써 법가사상이 기존의 다른 학파와 어떤 학문적 관계에 있었는지 규명하는 등 법가사상의 학문적 사상적 역사적 위상이 입체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역사학적 고찰의 성격을 갖는 본 저서의 또 한 가지 장점은 유독 ‘진(秦)’나라에서 상앙(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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