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추천새책]한옥의 질박한 아름다움 '한옥의 재발견'

  • 입력 2002년 5월 15일 15시 08분


이제 서울에서 우리나라의 전통가옥인 한옥을 만나려면 남산 한옥마을이나 종로구 가회동 등 몇군데 남지 않은 정해진 지역을 찾아야한다는게 2002년 봄 한국의 현실이다.

어느덧 익숙해져버린 우리의 주요 주거지는 성냥곽마냥 생긴, 편리성이 강조된 층층 아파트다. 너도나도 아파트에 살기를 꿈꾸고 그에 따라 '아파트대란' '아파트공화국'이라는 단어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숨통을 조인다.

고풍스러운 멋과 자연친화적인 건축방법, 인간친화적인 조상들의 슬기가 녹아있는 한옥을 흠모해 어렵사리 미래의 주거지로 물색하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일반인들에게 한옥이란 이제 애써 찾지 않으면 볼수 없는 과거의 전유물이 되어버렸다.

이번에 주택문화사에서 발간된 '한옥의 재발견'(개정판)은 역사의 뒤안길로 향하는 우리의 한옥의 특성을 처마, 장독대, 마루,지방, 굴뚝등 그 구성요소별로 나누어 현존하는 한옥을 담은 사진자료와 함께 보여주고 있다.

여인의 버선코를 닮은 전통적 곡선미를 지닌 처마, 한옥을 떠메고 앉은 우직한 모습으로 표현된 주춧돌과 댓돌,아궁이에 불을 지펴 뜨끈뜨끈하던 구들장, 두레박으로 물을 퍼담던 우물등 27가지 옛 한옥 곳곳의 모습이 두번째장에 소개되어있고 1장에서는 한옥의 전체적인 특성이, 3장에는 현존하는 7곳의 한옥이 소개되었고 마지막장에는 족보,땅문서 등 주거풍속에 대한 정보가 담겨져있다.

책장을 넘길때 마다,대청마루에 앉으면 맡을수 있던 비에 젖은 땅냄새가 올라오고, 컴컴한 부엌 커다란 무쇠솥뚜껑아래에서 새어나오던 구수한 누룽지 냄새, 끼이익 거리며 열리던 탱자나무 옆 육중한 대문소리가 귓가에 들리는듯 하다.

주택문화사/224쪽/18,000원

허지영 동아닷컴 기자 cream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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