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증시산책]부지런해야 산다

  • 입력 2002년 4월 28일 17시 25분


장애인의 날이었던 20일 저녁 한 TV에 한 손에 손가락이 두 개밖에 없어 네 손가락으로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연주하는 이하영 어린이의 모습이 방영됐다.

손가락이 10개인 사람도 쉽지 않은 일을, 그것도 10세 어린이가 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땀과 눈물을 흘렸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저미었다.

1920년대에 셰익스피어의 ‘햄릿’ 연기로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던 존 배리모어는 57회째 공연을 위해 1시간30분이나 리허설을 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5개월 동안 매일 9시간씩 읽고 또 읽고 외우고 연구했다”며 “햄릿을 절대 외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천재라고 불린다”고 털어놓았다.

세계 당구대회에서 수 차례 우승했던 윌리 호프는 누구라도 칠 수 있는 공이라도 오랫동안 생각한 뒤에야 당구봉을 잡았다고 한다. 2, 3번째는 물론 10번째 이후에도 계속 칠 수 있으려면 어떻게 쳐야 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남보다 다르게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발이라도 앞설 수 있다는 진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증시는 끊임없이 바뀌는 살아 있는 유기체.

기업의 본질가치를 결정짓는 펀더멘털(기본여건)이 변하지 않아도 주변 상황과 사람의 심리에 따라 주가는 크게 출렁거린다. 흐름의 변화를 세심하게 끄집어 내 남보다 앞서 사고 팔아야 목숨을 지키고 돈도 벌 수 있다.

월가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피터 린치에게 성공을 가져다 준 것은 1년에 구두를 몇 개나 갈아 신을 정도로 기업을 찾아다니며 좋은 주식을 골라내려고 한 노력이었다.

미국의 다우지수 1만 포인트가 무너지고 나스닥 지수도 1,600선으로 추락했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국내 증시도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당분간 고통스러운 나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난과 두려움 속에서 희망의 싹을 키우는 것이 증시다.

헨리 포드는 “배우기를 멈추는 사람은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이”라며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고 갈파했다.

유망 주식을 발굴하는 것은 면도하는 것과 같아 매일 하지 않으면 게으름뱅이가 돼 낙오된다. 혼을 담아 분석하고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주식투자에서 이긴다.

홍찬선기자 경제부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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