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길교수 자살 가능성”… 의문사 규명위 첫 제기

  • 입력 2002년 3월 6일 18시 14분


1973년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받다 숨진 서울대 법대 최종길(崔鍾吉) 교수의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내부에서 최 교수의 자살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진상규명위의 한 관계자는 6일 “당시 중정의 한 직원으로부터 ‘최 교수가 조사받을 당시 팬티와 메리야스 차림이었으며 차모 수사관 등이 조를 짜서 야전침대봉으로 최 교수를 때렸다’는 진술을 받아냈다”며 “최 교수가 고문에 따른 심한 정신적 모욕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살 가능성 제기는 진상규명위가 지금까지 밝혀온 ‘타살 의혹’과는 정반대의 것이어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최 교수를 직접 수사했던 차 수사관과 그의 상관인 안모씨, 대공수사단장이었던 장모씨를 조만간 불러 대질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 의문사사건과 관련해 현재 진상규명위 조사관 2명과 간부 2명이 각각 의견서를 작성 중이며 진상규명위는 이 의견들을 취합해 최종보고서를 내게 된다.

한편 진상규명위는 지난해 10월 일본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3개국의 법의학자들에게 국내 부검의가 작성한 최 교수 부검감정서와 사진 등에 대한 감정을 의뢰해 지난해 12월 말 통보받은 결과 일본 법의학자는 ‘사망 후 추락’,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법의학자들은 ‘생존 상태에서 추락’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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