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상천/과학자 꿈 키울 환경조성을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52분


21세기에 들어온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20세기 전자의 시대에서 21세기로 들어가면서 광(양자)의 시대라고 말하는 의미가 이미 우리의 생활에 많이 익숙해져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최근 양자컴퓨터까지 등장하고 인간의 복제를 운운하는 등 첨단과학이 이미 우리의 실생활에 파고들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의 교육을 돌아보고 너무 우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최근 마감된 서울대 자연대와 공대 공학계의 등록률이 각각 81.9%와 81.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반면 의대, 법대, 인문 계열의 등록률은 97∼99%라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힘들고 돈못벌고…수능도 불리▼

이러한 현상이 한시적으로 끝나리라고 볼 수 없는 것은, 이공계통의 학문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경제적인 부를 약속할 수 없다는 불안 심리에서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상식적인 이야기로 위안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걸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학생들이 자연계열을 기피하는 현상은 대학입시에 반영되는 수능성적과도 무관하지는 않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점수 얻기가 쉽지 않은 자연계열보다는 인문계열을 선호하는 것을 이제는 학교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는 학교 현장이나 주변에서 학생들이 과학과 기술에 대하여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학생들이 대학교의 잘 준비된 이공계통의 과학실험실에서 자연과학교육을 받는다면 이들의 반응은 어떨까.

물론 참여한 거의 모든 초등학생들의 반응은 99% 이상의 만족과 더불어 과학에 관한 이해와 관심이 상당히 증가하여 향후 과학자라는 어려운 길을 택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

더불어 교육과정에서 모르는 부분의 지식을 얻기 위해 스스로 인터넷을 사용하여 정보와 자료를 얻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이러한 교육이 움직이는 교육이라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운운하는 학문에의 애착은 이해에서 시작할 수 있다.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하여도, 그리고 나라 경제의 기본이 된다는 것을 역설하여도 기초과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경험하게 하지 못한다면 한낱 공염불에 그치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하겠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 쓰이는 사교육비가 전체 교육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과연 자녀의 교육을 위해 부모가 정해주는 전문직 선호가 과연 최상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가.

자녀가 흥미를 가지고 있고 평생 선호할 수 있는 학문 분야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자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예일대의 영재전문가이며 교육심리학자인 스턴버그 박사가 지적한 ‘지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우리의 자녀를 키우면 어떨지 제안하고 싶다.

지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란 지식만이 근본이 아니라 지혜를 더 중요한 근본으로 여기며 흥미와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성과 협동성을 겸비한 창의적인 문제해결자라고 정의한다면 이는 향후 우리의 국가 경제를 주도할 주체가 될 인간상이기도 하다.

특히 과학자로서 필요한 조건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실 우리는 경제를 너무나 쉽게 이해하고 있다.

▼창의적 과학자 양성해야▼

단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을 다른 기준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보기 때문에 이공계 출신의 창의적인 지식인보다는 의대나 법대 출신의 전문직이 선호되고 있고 사회의 분위기에서 사회적 신분보장이라는 면도 가세하고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실제로는 세계 최대 부호인 빌 게이츠도 단지 자신의 창의력을 한껏 발휘한 과학자이고, 앞으로 미래의 경제는 새로운 세대를 주도할 창의적 과학자들이 산출하는 다른 경제, 즉 새로운 경제에 의해 부가 창출될 것이라고 본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자녀들이 큰 삶의 틀에서 볼 때 너무 물질 만능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많은 학생들이 과학자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하루 빨리 조성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관심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상천 경남대학교 과학영재교육센터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