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당시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은 지난해 9월 개각에서 건설교통부장관으로 영전했지만,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다가 근육암 치료를 이유로 21일만에 퇴진했다.
지난해 11월 돌연 출국, 일본과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 전 청장은 최근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愼承煥)씨로부터 사채업자 최모씨의 세금감면 청탁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검찰의 조사대상에 올라 있다.
국세청의 고발에 따라 수사에 나섰던 검찰 수뇌부의 처지도 비슷하다. 신 전 검찰총장은 지난달 특별검사팀의 ‘이용호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동생 승환씨가 알선수재혐의로 구속되자 자진사퇴했다.
신 전 총장은 또 지난해 9월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중단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특검팀의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세무조사와 관련이 있는 대통령수석비서관들도 줄줄이 낙마했다.
신광옥(辛光玉) 전 대통령민정수석은 민주당 당료 최택곤(崔澤坤)씨로부터 18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박준영(朴晙瑩) 전 대통령공보수석은 ‘수지 김 살해사건’으로 구속된 윤태식(尹泰植)씨와 수차례 접촉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반면 손영래(孫永來)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은 국세청장 자리에 올랐으며, 최일선에서 세무조사를 지휘했던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1∼4국장은 각각 국세청 개인납세국장, 부산지방국세청장, 국세청 기획관리관, 광주지방국세청장으로 영전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