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설기현이 우루과이에 못온다고?"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52분


히딩크 감독
히딩크 감독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14일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국내에 비판 여론이 비등하는 가운데 대표팀 내에서도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우선 골 결정력 부진을 해소할 수 있는 카드로 가장 큰 기대를 건 설기현(벨기에 안데를레흐트)의 합류가 불투명해졌다. 소속팀에서는 오케이 사인을 보냈으나 정작 설기현 자신의 몸상태가 실전에 뛸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7일 드러난 것. 설기현은 지난해말 오른쪽 허벅지를 다친 이후 줄곧 재활훈련에만 매달려왔는데 연습 경기를 소화하는 수준까진 회복됐지만 대표팀간 경기 출전은 아직 무리라는 판단이 나왔다.

수비라인엔 심재원(독일 프랑크푸르트) 이임생(부천 SK) 신동근(연세대)의 보강이 확정됐지만 욕심을 냈던 유상철(가시와 레이솔)은 일찌감치 컨디션 난조와 소속팀 일정으로 합류가 무산됐다. 기존 선수들도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7일 샌디에이고에서 가진 팀연습 땐 최태욱과 김태영이 부상으로 빠져 골키퍼를 제외하고 단 12명이 그라운드를 지키는 초라한 광경을 빚어냈다.

장기 해외 전지훈련에 따른 선수들의 피로감도 더해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루과이 현지에서는 한국 음식도 조달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대표팀은 8일 대한축구협회 전속 요리사를 급히 불러와 조미료와 반찬가지를 우루과이로 이동하기 전 미리 마련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물론 히딩크 감독은 평소 “모든 것은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큰 틀을 보자”고 강조하고 있다.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기간 그가 국내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병행한 것도 골드컵 우승보다는 월드컵을 겨냥한 훈련 스케줄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그도 성적에서 초연할 수만은 없는 모양이다. 골드컵 전 그가 “전력 노출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을 거푸 이겨 기를 꺾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듯 성적은 팀 사기로 직결되고 이는 대표팀 전력의 큰 축을 이루기 때문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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