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값 두배 올리기<3>]②영어 공든탑 쌓기 열풍 "꾸준함이 비결"

  • 입력 2002년 2월 3일 18시 30분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매주 2회 열리는 영어회화교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매주 2회 열리는 영어회화교실
거의 매일 친구나 동료들과의 술자리, 다음날 아침 눈뜨면 허겁지겁 출근, 출근하면 어김없이 쌓여있는 업무…. 이처럼 잠시의 짬을 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영어까지 마스터하라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유학이나 연수 한번 갔다오지 않고, 외국지사에서 근무한 적도 없는데 영어를 ‘귀신처럼’ 구사하는 도사들이 각 기업마다 꼭 있다.

동료들로부터 “영어 스트레스 받지 않아 좋겠다”는 부러움을 한 몸에 사는 이들의 비결은 뭘까. 영어도사들이 한결같이 털어놓은 비법은 미국 방송을 꾸준하게 봤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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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송이나 영화를 활용한다〓현대중공업 이광호 해외홍보부장은 동료들이 회사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영어의 달인(達人)’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순수 국내파인 이 부장이 이런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건 AFKN 방송 덕분. 그는 입사이후 10년 넘게 일주일에 3, 4일씩 CNN뉴스를 청취해왔다. 정확한 영어 구사를 위해서는 정확한 발음이 필수라는 생각에서였다. 이제 뉴스는 거의 알아듣는 그는 요즘은 매일 30분씩 시트콤이나 드라마를 보고 있다.

대우종합기계 최원준 차장도 입사 이후 10년 넘게 거의 매일 1시간이상 CNN방송을 들었다.

최 차장은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은 직장인들이 학원에서 영어 공부를 하다보면 한두달 학원을 다니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에서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영어 방송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고 충고한다.

▽메모하는 습관을 기른다〓이광호 부장은 해외 선주들에게 보내는 회장 또는 사장 명의의 영문 레터를 도맡아 쓸 정도로 뛰어난 문장력을 구사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건 모두 그의 메모 습관 덕분이다. 그는 국내 영자지나 타임지를 구독하며 기억해 둘 만한 표현을 노트로 정리해 수시로 읽고 암기했다. 최원준 차장은 지금도 외국인 바이어들과 얘기를 나누다가도 자신이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수첩을 꺼내 메모를 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한다〓삼성전자에서 최고의 영어도사로 꼽히는 홍광용 해외영업팀 대리는 남들 다 하는 어학연수 한번 못해봤지만 영어실력은 통역사를 방불케하는 수준. 바이어들과 자유롭게 업무와 관련된 토론을 벌이며 유리한 수출조건을 이끌어내는데도 그의 영어실력이 단단히 한 몫하고 있다고 동료들은 말한다.

홍 대리는 “어학공부의 최대 미덕은 꾸준함”이라며 “대학 입학 이후 줄곧 하루 평균 1시간씩 AFKN을 시청해 2년만에 완벽하게 귀를 뚫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영(英英)사전에 나오는 예문을 반복적으로 꾸준하게 소리내어 읽으면서 영어 문장의 구조와 단어의 정확한 쓰임새를 익혔다고 귀띔했다.

SK그룹내 종합상사인 SK글로벌 직물본부에서 미주지역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영호 대리는 1998년 입사 이후 4년동안 집에서 회사를 오가는 왕복 2시간 동안 꼬박 영어 테이프를 들었다.

대학에서도 영어에 대한 관심을 끊고 살았던 그는 업무 때문에 마지못해 영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바이어와의 영어 상담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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