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美 경기회복 본궤도진입 자신감

  • 입력 2002년 1월 31일 18시 23분


지난해 내내 계속됐던 미국의 금리인하 공세가 마침내 막을 내리면서 미국의 경기회복이 본 궤도에 진입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달 30일 연방기금 금리를 현행 수준인 연 1.7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FRB의 금리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 30일 비공개 회의를 끝내고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를 압박하던 요인들이 사그라지기 시작했고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 전망이 양호하며 통화정책도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경기회복 전망이 밝아졌다”고 밝혔다.

전날 크게 떨어졌던 뉴욕증시는 FRB의 금리인하 유보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1.08%(20.43포인트) 오른 1,913.42에 마감됐으며 다우존스지수도 1.50%(144.62포인트) 오른 9,762.86에 장을 마쳤다.

▼생산-소비-고용 각종 지표 호전▼

▽왜 금리인하 유보했나〓당초 미국 정부와 국제금융기구들은 올 하반기에나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한달여 동안 발표된 생산 소비 고용 분야의 경제지표는 뚜렷한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제조업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서비스 산업 경기를 나타내는 비제조업지수도 전달에 비해 크게 올랐다.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1월 신규 실업자수는 5만명 이하로 떨어져 6개월 만에 최저치에 근접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달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해 8월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발표는 경기회복의 결정적인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소비가 되살아나지 않고는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

지난해 4·4분기 미국 GDP가 0.2% 성장했다는 지난달 30일 미 상무부 발표는 FRB의 금리인하 유보 결정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은 지난해 11차례나 단행된 금리인하가 대출 금리를 크게 낮추면서 주택 자동차 등 대형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른 속도로 진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미국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기업들의 과잉 설비투자도 점차 해소 기미를 보이고 있다.

▼6월이후에는 금리인상 가능성▼

▽향후 금리 전망〓FRB는 미국 경제가 아직 침체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차하면 금리 인하 카드를 다시 꺼낼 뜻을 시사했지만 당분간 미국 금리는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미국 경제가 작년 12월이나 올 1월로 바닥을 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저금리 정책으로 계속 돈을 푼다면 이제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날 연두교서에서 아직도 경제 상황이 불투명하다며 경기부양책을 밀어붙이겠다고 밝혔으나 FRB가 금리인하 공세를 멈춘 터에 의회에서 온전히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치 증권사의 브루스 스타인버스 수석분석가는 “당분간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유지되겠지만 실업률이 낮아지기 시작하는 6월경부터는 오히려 인플레를 우려한 FRB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망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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