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김영만 “부상은 이제 그만”

  • 입력 2002년 1월 3일 17시 38분


“제발 더 이상 아프지만 않았으면….”

‘사마귀 슈터’ 김영만(30·모비스 오토몬스·사진)은 지난해 12월31일 울산 선수단 숙소의 불 꺼진 방에 혼자 앉아 두 손을 모았다. 프로 원년인 97년부터 국내 최고의 포워드로 활약하는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은 있었지만 2001∼2002시즌처럼 선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장기간 아파 본 적이 없어 부상을 털어버리고 새해를 맞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기 때문.

김영만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선수로 풀린 뒤 서장훈(SK 나이츠·3억3000만원)에 이은 연봉 랭킹 2위(2억7000만원)에 오르며 큰 기대 속에 이번 시즌을 맞았다.

하지만 정규리그의 절반인 27경기를 치른 3일 현재 1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출전 시간도 경기당 평균 25.81분에 그치며 벤치의 신임도 얻지 못했다. 특히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경기당 평균 9.9점 1.7리바운드 2.0어시스트에 그친 기록으로 도저히 자신의 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 최악의 수치다.

그만큼 2001년은 김영만에게 철저히 잊고 싶은 한 해였던 셈.

김영만에게 2002년 새해도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새해 벽두부터 또 병원 신세를 져야 했기 때문.

1일 열린 코리아텐더전에서 허리 통증이 심해져 23분 동안 뛰며 리바운드 4개와 어시스트 6개를 챙겼지만 득점은 단 한 개도 건지지 못했고 치료를 위해 홀로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이틀간의 치료 결과 다행히 부상이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다.

허리부상 후유증으로 몸놀림이 예전 같지 않지만 상대팀들은 여전히 그를 요주의 인물로 지목해 집중 마크를 펼치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

이 때문에 최근 김영만은 무리하게 슛을 던지기보다 어시스트에 주력하며 동료들의 플레이를 살리는데 주력했고 팀도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김영만은 “불행은 지난해로 끝났기를 간절하게 기도했다”며 “남은 경기를 다 뛰겠다거나 기록에 도전한다는 욕심은 이미 버렸고 다만 중요한 경기에서만이라도 제몫을 다해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것이 2002년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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