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방형남/하버드대 학생회장

  • 입력 2001년 12월 17일 18시 12분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병현선수가 지난 주 백악관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장한 일’을 했다. 프로야구 챔피언인 다이아몬드 백스 선수단의 대통령 예방은 매우 의미있는 행사여서 CNN과 ESPN방송이 미 전역에 생중계로 소식을 전했다 한다. 22세짜리 한국 청년이 미국 대통령의 격려를 받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장면을 보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내 일처럼 기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학창 시절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뒤 대통령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는데 김선수는 어떤 다짐을 했는지 궁금하다.

▷미국은 역시 기회의 땅인가.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사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로즈 장학생으로 한인 대학생 3명이 선발됐다는 소식도 그중 하나다. 영국의 세실 로즈가 만든 이 장학제도는 미국에서 매년 30여명의 학생을 선발해 영국 옥스퍼드대로 유학을 보낸다. 최고의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공부를 마친 수혜자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각계 각층에서 미국을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한다. 올해도 미 전역의 수재 925명이 도전해 32명이 선발됐는데 그중 3명이 한인이다.

▷한국계 이수진씨가 미국 최고의 명문 하버드대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는 소식도 낭보다. 하버드대에서 여학생이 총학생회장이 된 것은 한국계로서는 물론 아시아계로서도 처음이라고 하니 대단한 일이다. 이씨와 함께 출마해 당선된 부회장도 쿠바계 여학생이어서 소수 민족 학생들의 ‘거룩한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평가까지 나왔다고 한다. 하버드대에 진학하는 것만 해도 영예인데 총학생회장까지 배출했으니 한인의 우수성을 떨쳤다고나 할까.

▷우리가 젊은이들의 자랑스러운 사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상징성 때문이다. 공부 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젊은이들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미국에서 들려오는 선배들의 성공담을 교훈 삼아 이 땅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장차 전세계를 무대 삼아 꿈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다졌으면 한다. ‘청소년들이여, 야망을 품어라.’

<방형남논설위원>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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