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히딩크호 압박축구 성과… 월드컵 '희망'을 쐈다

  • 입력 2001년 12월 9일 22시 33분


‘히딩크 사단’의 진면목이 마침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9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공수의 간격을 좁히는 ‘압박축구’의 완성도를 과시하며 유상철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내년 월드컵에서의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의 희망을 밝혔다.

특히 한국은 상당수 주전이 이제 어느 자리에 가서도 제몫을 해낼 만큼 ‘전천후’ 화해 전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련기사▼

- 미국 축구…미드필드 '허약' 역습에 무기력
- 유상철…히딩크와 찰떡 '전천후 플레이어'
- "피버노바 찰수록 멋진볼"
- 4만여 관중 빗속 응원

한국은 또 황선홍 유상철 최진철 등 노장과 이천수 최태욱 박지성 등 신예들이 조화를 이뤄 비록 일부 주전이 빠진 ‘반쪽 대표팀’이지만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엮어냄으로써 월드컵 1승 상대로 지목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큰 성과를 올렸다.

황선홍 이천수 최태욱을 공격진에 세우고 그동안 미드필더로 뛰어 왔던 유상철을 중앙 수비수로 세우는 ‘3-4-3’ 전술로 나선 한국은 이날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수비로 미국의 공격을 차단하며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은 전반 20분 최태욱이 미국 오른쪽 문전을 치고 들어가다 얻어낸 코너킥 찬스를 골로 연결시켰다.

이천수가 오른쪽 코너에서 센터링한 볼을 공격에 가담한 유상철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로 달려들며 헤딩슛, 골문 왼쪽을 가른 것.

그러나 문제는 후반. 한국은 후반 들어 이영표 김도근 최성용 등을 교체 투입했지만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미국에 밀려 후반 체력 안배에 대한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양팀 감독의 한마디▼

▷거스 히딩크 한국 감독=좋은 경험을 했지만 아주 만족하지는 않는다. 전반전엔 수비라인과 미드필드라인의 간격을 좁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우리가 압도했다. 그러나 후반엔 홈팬의 열성적인 응원에 선수들이 흥분해 지나치게 플레이를 빨리 했다. 막판 다시 주도권을 잡아 찬스를 많이 만들었는데 골로 연결시키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우리는 2002월드컵을 위해 정상적인 항로를 따라가고 있는 만큼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브루스 아레나 미국 감독=한국팀을 경험한 좋은 기회였다. 신인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경기 초반에는 뒤졌지만 이후 5 대 5의 경기를 했다고 본다. 후반에는 제 실력이 나왔다. 한국은 체력과 조직력, 공수 전환 능력이 뛰어났다.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실점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오늘 패배가 월드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년 월드컵이다.

▽전적

한국 1-0 미국

득점=유상철(전20분,도움=이천수)

<서귀포〓배극인·양종구기자>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