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문경은-조성원 "3점슛왕 토종계보 지킨다"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27분


‘토종 3점슈터’들이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3점슛은 용병들에 비해 국내 선수들이 유일하게 비교우위를 차지했던 ‘한국 농구의 자존심’ 부문. 하지만 올 시즌 들어 3점슛 1위조차 용병에게 자리를 내줬다.

원년 무대에서 정인교(코리아텐더)를 시작으로 문경은(97∼98, 98∼99시즌·SK빅스) 조성원(99∼2000, 2000∼2001시즌·LG 세이커스)까지 3점슛왕은 언제나 토종 선수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3일 현재 이 부문 1위가 캔드릭 브룩스(KCC 이지스).

브룩스는 지난 시즌 SK 빅스에서 뛸 때 경기당 평균 2.29개의 3점슛을 기록했으나 올 시즌 들어 팀의 외곽위주 공격 전략과 맞아떨어지며 3.4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브룩스가 국내 선수들이 미처 주목하지 못한 틈새를 잘 이용했다면 토종 3점 슈터들은 초반 상대팀의 자물쇠수비를 뚫고 서서히 살아나는 경우. 대표적인 선수가 조성원과 문경은이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3.84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던 조성원은 올 시즌 10개 구단의 집중적인 표적이 되며 예전과 같은 폭발적인 슛을 선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타고난 슈터답게 조성원의 적응은 빨랐다. 수비수가 바짝 몸을 붙인 채 슛 기회를 아예 주지 않을 때나 혹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자세에서도 슛을 꽂아넣기 시작한 것. 덕분에 지난달까지 경기당 평균 3.18개이던 3점슛이 3일 현재 3.36개로 높아지며 브룩스를 추격권안에 두었다.

조성원과 동갑내기 절친한 친구이자 최대 라이벌이기도 한 문경은도 지난달까지 3.17개이던 경기당 평균 3점슛이 이달 들어 3.36개로 높아져 조성원과 공동 2위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 시즌(3.42개)의 활약에 여전히 못 미치지만 문경은은 “삼성시절보다 마음놓고 슛을 던질 수 있어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본인의 말처럼 승부를 결정지어야 될 상황에서 한꺼번에 터지는 3점슛은 그가 왜 ‘람보슈터’로 불리는지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한편 삼성 썬더스의 해결사로 활약중인 이정래는 짧은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48.1%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박준용(SK 나이츠)이 지난 시즌 수립한 역대 최고 성공률(51.9%)을 갈아치울 태세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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