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속도붙은 '바이 코리아'…외국인 선물-현물 쌍끌이

  • 입력 2001년 11월 26일 18시 59분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의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26일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3021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종합주가지수를 단번에 670선으로 끌어올렸다.

외국인들은 이날 금융주와 건설주 등 유동성장세의 핵심종목군과 업종 ‘2위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지난주까지 업종 대표종목과 지수대형주를 집중 매입한 것과는 다소 달라진 매매패턴을 보였다.

증시 투자자의 관심은 외국인의 관심 종목이 어디로 옮아갈지에 모아지고 있다.

▽외국인 매수 계속되나〓1월과 4월 지수를 끌어올린 뒤 빠져나갔던 외국인의 매매패턴 때문에 한때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에 의문을 제기했던 증시 분석가들도 이젠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내년 경기회복을 염두에 두고 미리 사두려는 ‘선취매’ 성격이 뚜렷하다는 점이 다르다는 것.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SK텔레콤 포항제철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외국인 보유지분이 거의 한도에 다다랐지만 과거처럼 팔고 나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은 선물과 현물에서 모두 매수하는 보이는 ‘쌍끌이’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26일 코스피(KOSPI) 200 선물을 4603계약 사들이면서 선물 순매수 누적 계약수가 2만3000계약에 달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선물 매수와 동시에 현물주식까지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가속하고 있다”며 “12월13일 선물 만기 때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돼도 단기과열권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주 중반에 소폭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아 단기차익 실현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슨 종목을 더 살까〓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유동성장세의 핵심 종목인 금융 건설주와 업종 2위 종목으로 매수세가 옮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26일 국민은행 신한지주 삼성증권 등 금융주만 14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외국인의 과거 투자 형태를 보면 랠리 초반에 삼성전자와 정보통신주 등을 집중 매입하다 랠리 후반에 증권주로 매수세를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유동성장세라는 성격도 가미돼 금융주 매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1위 종목의 매수세는 다소 둔화된 반면 LG전자와 기아자동차 등 업종 ‘2위 종목군’에 서서히 매수세가 옮아가고 있다.

삼성증권 김지영 팀장은 “업종 2위 종목은 지금이라도 매수에 가담하는 게 늦지 않은 것 같다”며 “코스닥에서는 아직 외국인 지분이 17%대에 머물고 있는 KTF에 외국인 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현진·이완배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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