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광주 '월드컵 숙박대란' 우려

  • 입력 2001년 11월 13일 20시 13분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최근 호남지역 관광호텔업자들이 슬롯머신과 증기탕 허가를 요구하며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한 예약 거부를 결의한데 이어 일반 여관들도 수익감소 를 이유로 사전 예약을 꺼려 광주지역의 ‘월드컵 숙박대란’ 이 우려되고 있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월드컵숙박업소로 지정된 업소는 호텔 862실(20개소) 여관급 중저가업소 1만1725실(825개소) 등 총 1만2587실로 수치상으로는 예상 총수요 1만2453실을 초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투숙을 희망하는 관광호텔급 객실이 1만실 이상 부족한 데다 FIFA 관계자와 보도진 등의 숙박을 전담할 관광호텔측이 최근 예약 거부를 공언하고 나서 상황에 따라서는 심각한 숙박난이 초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정숙박업소’ 로 등록된 시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저가 숙박업소(속칭 장급 여관)들은 평소 일 단위 투숙보다는 단시간 임대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속칭 러브호텔식 영업을 선호하고 있어 외국인과 외지인의 숙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 장급 여관 업주는 “당국의 권유에 의해 지정업소가 됐지만 수입 증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반면 까다로운 각종 규제 점검 등이 가중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형편” 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시 당국은 이들을 달래주기 위해 광주월드컵구장 개장 행사가 열린 13일 오후 숙박업계 대표 200여명을 초청해 월드컵 붐 조성과 숙박서비스 향상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하고 기념품을 나눠주기도 했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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