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정수근 있어 드림팀 유쾌 상쾌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8시 38분


정수근
정수근(24·두산)은 사실상 제34회 대만야구월드컵에 출전중인 한국대표팀의 코치이자 주장이다. 그만큼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얘기. 경기에선 한국팀의 공격을 주도하는 플레이메이커이고 벤치에선 동료들의 파이팅을 북돋아 주는 분위기메이커다.

대표팀의 한대화 코치는 “미운 구석이 한군데도 없다”며 꼬집어주고 싶을 정도란다. 한 코치는 “감독이나 코치가 따로 주문사항을 전달할 필요가 없는 선수”라며 “침체됐던 팀분위기가 (정)수근이 때문에 살아나고 있다”고 말한다.

8강 결승리그진출의 한 고비였던 11일 도미니카전은 그야말로 정수근 때문에 이길 수 있었던 경기. 정수근은 톱타자가 네차례 타석에 들어가 볼넷 1개와 3안타로 100% 출루해 타선의 ‘첨병’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가 더 진가를 보인 것은 주자로 나갔을 때와 더그아웃에 앉아 있었을 때. 정수근은 쉴새없이 박수와 특유의 입담으로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경기전만 해도 예선탈락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일부 선수들의 불만섞인 행동으로 최악의 상태였던 한국 선수단은 도미니카전을 계기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정수근에게 이번 대회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 대회.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 ‘드림팀’으로 참가, 동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혜택을 이미 받았다. 게다가 시즌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 6차전까지 뛰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참가한 야구월드컵이니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도 아무도 할 말이 없는 상황.

하지만 정수근은 “여기까지 왔는데 지고 갈 수는 없지 않느냐”며 강한 투지를 보이고 있다.

<치아이(대만)〓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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