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블랙박스]스타들의 결혼 ＂해도 고민, 안해도 고민＂

결혼이 스타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특정 스타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팬들은 비록 그의 모습을 실제로 본 적이 없더라도 자신이 그 스타와 결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그 스타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순간 그에 대한 애정이 시들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기 정상의 스타들은 대부분 결혼을 늦게 한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스타가 일찌감치 한 사람의 연인이 되어버리면 다수의 팬들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톱스타 한석규는 신인 때부터 교제해 온 오랜 연인이 있었지만 스타가 되고서도 한참 지나서야 결혼을 했다. 정상에 선 후에도 변치 않고 사랑의 완성을 일구어 낸 한석규의 순애보에 팬들은 박수를 보냈지만 공교롭게도 결혼 후 한석규가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대중에게서 다소 멀어진 느낌이 든다.

송강호는 유명해졌을 당시 이미 유부남이었기에 결혼이 인기에 별 지장을 주지 않았고, 박중훈은 청춘 스타에서 본격적인 영화 배우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결혼을 해 위기(?)를 넘겼다. 국민 배우 안성기는 오히려 자상한 남편의 이미지로 인해 더더욱 인기 기반을 굳힌 경우.

소녀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 아이돌 스타 출신인 이병헌 장동건 정우성 김민종 이정재 등이 모두 결혼 적령기에 있지만 공개적으로 오랜 연인이 있음을 밝힌 정우성을 제외하고는 결혼할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아직도 수많은 처녀들에게 꿈속의 연인으로 남아 있다.

여배우의 경우, 많은 남자들에게 최고의 신붓감으로 꼽혔던 고현정이 일찌감치 시집을 갔고 전인화 유호정 신애라 옥소리 등은 작품을 같이 했던 동료 연기자들이 ‘낚아채는’ 바람에 수많은 남성 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하지만 한 남자로의 ‘전속’을 거부하고 솔로 잔류를 선언한 심은하나 여전히 톡톡 튀는 고소영, 아직도 미소가 귀여운 이영애와 전도연 등은 우리 나이로 서른 줄에 접어든 노처녀임에도 당분간 결혼계획이 없기에 여전히 총각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또 수년간 ‘예비 유부녀’로 지내다가 얼마 전 결별한 이승연도 조성모의 뮤직 비디오에 출연하고 모 방송국의 미니시리즈에 주연으로 캐스팅 되면서 재기하게 됐다.

문제는 30대 중반을 넘어선 노총각, 노처녀 스타들인데 이창훈 강수연 도지원 등 말띠 스타들이 꿋꿋하게 솔로를 고집하고 있다. 가수 중에는 신승훈 이승환 김건모 등 거물급들이 결혼을 포기한 듯 음악에만 빠져 있다.

특히 가수의 경우, 결혼이 음반 판매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고 결혼을 하면 음악의 ‘필’이 떨어진다고도 하는데 유명한 작곡가 A는 결혼 후 애절한 발라드가 잘 안 나온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심지어 가수 A는 재기를 준비하면서 결혼을 했지만 주변에 아예 알리지도 않았을 정도다.

물론 결혼이 상승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한동안 광고계를 석권하다 요즘 뜸했던 김지호는 얼마 전 탤런트 김호진과 결혼 발표 이후 오랜만에 나오는 스타 커플이라고 해 주목받고 있다.

스타로서의 사회적인 성취감도 중요하겠지만 그들도 인간이기에 보통의 행복이 더 중요할 것이다. 아무리 인기와 돈과 명예가 좋아도 임자를 만나면 일부 스타들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서슴없이 사랑을 택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김영찬<시나리오 작가>nkjak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