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에세이]남성과 맞서기보다 '윈-윈 게임' 지혜를

  • 입력 2001년 10월 3일 19시 07분


홍미희 사이버디스티 사장

한국이 21세기 경제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와 정보기술(IT)업계의 전문 여성인력 육성이 시급하다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성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사회의 노력은 미미했다. 이제 외부여건과 발맞추어 분위기 조성과 더욱 견실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뛰고 있는 여성들이 있다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나 자신도 하루하루를 세밀한 계획과 실행으로 노력하고 있다.

83년 반도체 다국적 기업인 텍사스인스투르먼트(Texas Instruments)에 입사한게 인연이 돼 반도체업계에서 ”한 우물을 파자”는 나의 경력이 시작됐다. 그 후 모토롤라(Motorola), 내셔널세미컨덕터(National Semiconductor) 그리고 국내 최대 유통사를 두루 거치며 여성의 세심함으로 한층 성과가 돋보일 수 있는 영업관리 구매 마케팅 전산 기획업무를 주도했고 준비된 창업자가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한 끝에 사이버디스티를 일궈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았다.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학연 인맥의 한계 그리고 주부의 역할 등이 힘겹게 극복해야 할 난제였다. 그러나 현실을 탓하기보다는 지혜롭게 이겨내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려고 하는 노력과 신념이 다져져 이젠 여성이기에, 주부이기에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최근 정부의 여성기업인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책 그리고 점차 달라지는 사회인식, 성공한 여성 기업인의 활약 등이 이러한 나의 믿음을 더욱더 확고히 해 주고 있다. 남성과 맞서 이기겠다는 것 보다는 이미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의 틈새를 새롭게 개척해서 여성의 우월한 기질을 백분 발휘하고 남성과의 윈-윈 효과를 끌어내야 한다는게 내 지론이다.

여성 스스로 묵묵히 이루는 자그마한 실천만이 ‘권리는 강하게 주장하고 의무엔 소홀하다’는 여성에 대한 일부 편견을 하나씩 불식시킬 것이다. 그러나 남성들과의 관계정립에 앞서 여성끼리의 우애 다지기, 성공사례 및 정보공유 문화 정착 그리고 상생관계 다지기, 상호 독려의 정서정착에도 여성들이 다시 한번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여성의 특유의 감성경영과 섬세함으로 내실과 투명성에 무게 중심을 두어 견실한 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철학의 확고한 사명감을 가지고 원칙에 충실한 여성 경영인이 늘어날 때 많은 성공 모델도 생길 것이며 우리 경제의 미래도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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