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문가 2人이 보는 향후 증시

  • 입력 2001년 9월 18일 19시 12분


▼비관적(교보증권 김석중 상무)▼

우선 전망에 자신이 없다. 그만큼 판단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반등한다해도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며 반대로 추가 하락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말로 상황을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이 추가 하락을 멈추고 반등에 성공할지 여부와 현재 약보합 수준인 반도체 가격이 테러 이전의 예상대로 4분기에 회복해 주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 미국 시장이 반등하고 반도체 가격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전쟁이 예상보다 빨리 잘 정리돼 그 여파가 장기화하지 않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상황이다. 이 경우 지수는 넓게 잡아 450∼550의 박스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지수 550을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본다. 과거 역사를 보면 큰 사건 이후 주가 급락은 이후 반등을 가져온 적이 많았지만 이번 경우는 테러가 있기 이전부터 경제 및 증시가 약세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수가 450 이하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40%는 된다고 본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그 여파가 미국의 소비를 둔화시켜 안 그래도 나쁜 세계 경제를 더 악화시킨다면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충분하다.

상승 추세를 기대한다면 그 시기는 내년 대선 때나 돼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고 그 때부터 추세적으로 주가가 오른다는 말은 아니며 그 시기나 돼야 반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다. 미국 시장도 전쟁 여파 등을 감안한다면 내년 중반 이후에나 회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 것 같다.

▼낙관적(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

당초 올 4·4분기에 미국 경기가 전통 제조업을 중심으로 바닥을 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번 테러 사건으로 그 시기는 3개월 정도 지연될 것으로 본다. 당연히 주가의 반등 시기도 이 기간 동안 연장될 수밖에 없다.

비관적인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나는 좀 다르게 본다. 이번 변수가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당초 미국의 경기 회복은 저점 통과 기간이 길어지는 U자형이 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오히려 V자형의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재난과 전쟁을 겪을 경우 경제의 흔들리는 정도와 고통의 정도는 훨씬 크지만 고통의 시간은 빨리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6개월 정도를 바라본다고 하면 요즘처럼 주식을 고르기 좋은 시기는 없다. 거의 모든 종목이 기업 펀더멘털을 볼 때 적정 주가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그동안 사고 싶어도 비싸거나 계속 올라서 못 샀던 종목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저금리에 따라 부각되는 고배당 종목 등이다. 이런 종목들을 가능하면 길게 보고 사둘 수 있는 좋은 시기다. 한꺼번에 사는 것보다 나눠 가면서 사는 게 좋다. 물론 급등락 장세에서 주가가 급락할 수 있는 리스크는 상존한다. 그러나 450선 정도면 더 이상 떨어질 리스크는 없어 보인다. 400초반이나 400선이 무너진다면 거의 패닉상태이기 때문에 살 엄두도 못 낼 것이다. 주식을 갖고 있어서 생기는 리스크보다 갖지 않아서 발생할 리스크가 더 큰 시기인 것 같다.

<박현진·이완배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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