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신윤호 쉬게하라"

  • 입력 2001년 9월 18일 17시 14분


투수부분에서 신윤호가 다승왕과 방어율, 그리고 구원왕에 도전하고 있을 정도로 맹활약하고 있고 타격에서도 양준혁, 이병규, 김재현 등 중심타자가 3할대를 기록하며 개인타이틀 획득을 목전에 두고 있는 LG 트윈스.

하지만 팀은 지난 주말 두산과의 4연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추락, 4위권 진입이 멀어져만 가고 있다.

과연 LG가 막판에 기적적으로 소생할 수 있을까?

그 원인을 생각해보면 해답은 그다지 밝지 않다.

18일 12시 현재 LG는 화려한 개인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타격에서는 양준혁이 0.356의 타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 최다 안타부분에서도 이병규가 155개로 데이비스(한화)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타격의 꽃 홈런, 타율, 최다 안타 중에서 홈런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에서 LG 선수들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김재현이 3할대를 치고 있어 중심타자 3명이 3할대의 타율로 타격을 이끌고 있어 유지현과 서용빈 역시 3할에 근접하는 타율로 팀 타선에 힘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규정타석을 못채운 최동수와 김연수 등도 3할대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투수력이다.

신윤호가 다승왕과 구원왕에 도전하면서 방어율, 승률 부분에서 고분분투하고 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

해리거, 발데스, 린튼을 중심으로 한 선발진이 시즌 초반부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토종 마운드가 초토화됐다.

시즌 초반 기대를 모았던 김상태, 경헌호, 이동현 등이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마운드에서 모습을 감춰버렸다.

최향남과 최원호 역시 최근에서야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

신윤호가 전천후로 날라다닌다고는 하지만 기나긴 정규리그 대장정을 혼자서 다 책임질 수는 없는 법.

결국 LG는 부실한 선발진으로 겨우 5회 정도를 막아내지만 황폐화된 중간 계투진으로 역전을 허용하거나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날에는 아예 경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한번 무너진 마운드가 단시간내에 소생할 확률이 희박하니만큼 LG가 투수력을 정비해 4강 진출에 희망을 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기적적(?)으로 4강에 진입한다해도 투타에서 삼성, 현대, 두산의 적수가 되긴 버겁기 그지 없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그동안 수고해온 신윤호를 쉬게하고 내년 시즌을 위해 점검중인 투수들을 활용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물론 올시즌의 성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목이 왔다갔다한다면 김 감독 입장에서는 쉽게 포기할 순 없겠지만 대승적 견지에서는 LG의 바른 길은 무욕(無慾)으로 돌아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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