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재미화가 김장희展…동양적 선에 파묻힌 미국적 유희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48분


'무제-러브신'
'무제-러브신'
재미 화가 김장희씨가 ‘비원(秘苑)의 나비’를 주제로 제 11회 개인전을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인에서 갖고 있다. 김씨는 지극히 미국적인 도상들을 동양적 선의 움직임으로 뒤덮어버림으로써 찬란했던 유희가 어떻게 소멸해가는 지를 보여준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등 미국의 대표적 화가들이 남긴 작품들을 축소하고 그 위에 다시 인공적인 색채나 기호를 덮어 원작의 형태를 찾아볼 수 없게 만드는 것. 또 할리우드 로맨틱 영화 속 연인들의 포옹장면 위에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씨를 나열해 덮어버림으로써 영화의 감동을 없애고 대신 애매모호한 여운만 남긴다. 김씨는 “마치 비원의 나비 한 마리가 순간의 덧없는 날개짓으로 스쳐 지나가듯이 예술이란 것도 그렇게 우리의 기억을 오가는 것”이라고 작품 취지를 밝혔다. 02-732-4677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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