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美 군수업체 목숨 건 수주경쟁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39분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국방예산 증액과 첨단무기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 군수업계가 신무기 사업 수주를 위한 사상 최대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이달초 미 의회가 2002회계연도 국방예산 심의에 본격 착수하고 이달말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군사보고서가 발표되는 것과 때를 맞추어 보잉 록히드마틴 노스롭 텍스트론 등 대형 군수업체들은 주력무기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선거자금 기부, 최고위급 로비스트 기용, 무기 시험발사 등을 통한 다양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군수업체들이 신무기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뿌린 로비자금은 6000만달러에 달해 군수업계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군수업체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은 미 국방부의 수주방식 변화 때문. 미 국방부가 탈락기업을 하청이나 공동개발 형태로 참가시켜주던 기존 관행을 깨고 주 계약 기업에 사업 전체를 맡기는 ‘완전 단독수주(Winner-Take-All)’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탈락 기업은 10년 내 해당 분야에서 퇴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업체들은 수주경쟁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3000대 발주 예정인 차세대 주력 전폭기 JSF(Joint Strike Fighter).

사업 규모가 4000억달러로 미국 사상 최대 규모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인 JSF 사업에는 보잉사와 록히드마틴사가 격돌하고 있다.

JSF는 공군 해군 해병대 공용기종인데다 전투기 분야에서 당분간 대형 프로젝트가 없어 양사는 JSF사업 수주에 사운을 걸고 있다.

양사는 전임 행정부 시절 고위 국방관리를 로비스트로 고용하는 한편 JSF 제조공장이 들어설 지역구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홍보용 시험발사에 수십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JSF 사업 이외에도 차세대 구축함 DD21, 이동포격 시스템 크루세이더, 전투용 헬리콥터 V22 오스프레이 등에도 군수업체간 경쟁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감세정책으로 인해 연방흑자가 감소하면서 국방예산 증액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국방예산이 예상만큼 늘지 않을 경우 군수업체간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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